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그래미 클래시컬 부문 수상

입력 2021-03-16 04:07
리처드 용재 오닐이 15일(한국시간)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한 후 영상으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3)이 세 번째 도전에서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했다.

오닐은 15일(한국시간)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멘털 솔로’ 부문을 수상했다. 앞서 2006년과 2011년 후보로 올랐으나 수상하지는 못했다. 이번 수상 곡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비올라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으로, 오닐은 데이비드 앨런 밀러 지휘로 알바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비올라에 위대한 날이다. 내 삶에 이런 영광을 얻게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전쟁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어머니와 미국인 조부모 밑에서 자란 오닐은 2004년 KBS ‘인간극장’을 통해 국내에도 소개됐다. 그는 앙상블 그룹 디토를 이끌며 한국에서 실내악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이날 수상 이후 국내 소속사를 통해 “(코로나19로) 굉장한 슬픔과 실망, 아픔, 그리고 (연주) 취소가 가득했다”며 “아주 어두운 시기에 햇빛이 갑자기 들어온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선 흑인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을 수상했다. 흑인 인권 운동 ‘BLM(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을 주제로 한 공연을 한 데 이어 허(H.E.R)의 ‘아이 캔트 브리드(I Can't Breathe)’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됐다. 노래 제목은 백인 경찰에게 목숨을 잃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했던 말이다.

신인상은 흑인 여성 래퍼 메건 더 스탤리언이 받았다. 제너럴 필드(4대 본상)는 아니지만 비욘세가 싱글 ‘블랙 퍼레이드’로 ‘베스트 R&B 퍼포먼스’를 수상해 그래미 어워즈에서만 28번째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밖에 올해의 앨범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포크로어’, 올해의 레코드는 빌리 아일리시의 ‘에브리싱 아이 원티드’로 결정됐다.

하지만 비욘세, 저스틴 비버, 위켄드 등 그래미의 불공정성과 배타성을 비판하는 팝 스타들의 보이콧과 축하 공연 불참이 이어지면서 시상식의 빛이 바랬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