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살리는 선한 사마리아인 돼주세요

입력 2021-03-16 03:00
실로암교회 미얀마공동체 형제자매들이 지난달 경기도 부천역 인근에서 미얀마 군부독재에 대한 저항과 민주주의 회복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시위’를 하고 있다. 실로암교회 제공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뒤 유혈사태가 계속되는 미얀마를 위해 한국교회의 다양한 지원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25년 이상 미얀마 이주노동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하는 경기도 부천 실로암교회(이명재 목사)는 “최근 여러 교회가 미얀마를 위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후원금 900여만원을 미얀마 동역자들에게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명재 목사는 “미얀마 동역자들이 현지에서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위로금과 쌀 등을 보내고 있다”며 “미얀마를 위한 한국교회의 지속적 관심과 중보기도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어 “큰 환란 가운데 있는 미얀마를 위해 한국교회가 선한 사마리아인의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미얀마 군부의 폭정이 속히 멈추고 미얀마가 민주화 국가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미얀마에 하나님의 샬롬이 임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로암교회의 미얀마공동체 형제자매들은 지난 11일 ‘미얀마를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기도편지를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한기채 목사)와 동역 교회에 보냈다. 이들은 편지에서 “고립된 섬과 같은 조국 미얀마를 생각하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도움을 호소한다”며 “군부의 탄압으로 더욱 삶이 힘겨워진 빈민들, 보육원 아이들, 시위로 가장을 잃고 절망에 빠진 가정 등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사랑의 모금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생명선교연대(회장 김지태 목사)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미얀마를 위해 160만원의 성금을 모아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힘쓰는 인권운동가 소모뚜씨에게 전달했다. 소모뚜씨는 현재 미얀마 군부 독재에 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 중인 미얀마 공무원들에게 후원금을 모아 전달하거나 시위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미얀마 군부로부터 공개수배가 됐다.

김지태 목사는 “미얀마로 가는 공식적인 은행 계좌들이 막힌 상황에서 소모뚜씨가 나름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미얀마 민주화를 후방 지원하고 있다”며 “추가 모금이 필요하면 더 모금하는 등 미얀마 민주화를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는 매일 정오 1분간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살인적 시위진압이 즉시 중단되게 하소서’ ‘즉각적인 민정 이양이 이뤄지게 하소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보장되게 하소서’ 등이 기도 제목이다. 사순절 기간에 하루 세 끼 중 한 끼를 금식해 모금하는 운동의 동참도 요청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사회봉사부 화해와평화위원회(위원장 최광순 목사)는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재한미얀마청년단체 회원 등을 초청해 ‘군부 쿠데타와 민주 항쟁, 미얀마 현지의 이야기’ 제목으로 발언을 듣는다. 총회 차원에서 미얀마 민주항쟁 연대 지지 발언과 민주화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도도 드릴 예정이다.

김아영 우성규 황인호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