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태’에 윤석열 지지율 37.2%… 與 후보들 대권가도 비상등

입력 2021-03-16 04:05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늘어서 있던 응원 화환을 자진 철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 지지율에서 큰 격차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따돌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개 일정 없이 은둔 중인 윤 전 총장이 신드롬을 일으키는 반면 이 지시와 이 위원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타격을 받으면서 대권 가도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5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윤 전 총장이 37.2% 지지율을 기록, 이 지사(24.2%)와 이 위원장(13.3%)을 앞섰다. 일주일 새 윤 전 총장 지지율은 4.8% 포인트 오른 반면 이 지사와 이 위원장은 각각 0.1% 포인트, 1.6% 포인트 하락했다.

윤 전 총장은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52.6% 지지를 받은 것을 비롯해 대전·세종·충청(46.7%) 서울(46.1%)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충남 공주 출신인 만큼 윤 전 총장이 ‘충청대망론’의 수혜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지지층(71.2%)과 국민의당 지지층(61.8%)은 물론 보수성향층(54.2%)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치솟는 것은 무엇보다 LH 사태가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문제에 쌓였던 성난 민심이 폭발하면서 차기 대선에서 대안 세력을 찾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의 약진은 한때 유력 고지를 점했던 민주당 대선주자에겐 난제다. 윤 전 총장을 고리로 보수층은 물론 중도진영까지 포함한 반문(반문재인) 세력이 결집할 수 있어서다.

당장 재보선 승리를 발판으로 대권에 직행하려던 이낙연 위원장은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LH 사태로 민심이 악화되면서 서울 등 재보선 지역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높게 나온 면이 있다”며 “하지만 당정청이 부동산 투기를 근절시킬 고강도 수습책을 내놓는다면 민심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캐릭터’가 비슷한 이 지사도 20%대 박스권 지지율에 갇혀 있다. 두 사람은 모두 ‘할 말을 하는’ ‘시원시원한’ 성품을 갖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회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이 이 지사는 당 주류와 보조를 맞추며 구설에 오르는 걸 피하고 있어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