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야권 후보를 향해 ‘MB(이명박) 아바타’라며 연일 강공을 펼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정권 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박 후보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MB정부 원죄론’으로 역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 캠프 대변인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15일 “MB가 귀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을 저격했다. 고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오세훈 시장 시절에 용산 참사로 끔찍한 장면들을 목도했었다. 또한 양화대교 공사를 시의회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강행하다가 박원순 시장 때 억대 배상금을 물어줘야 했다”며 “‘결국은 다시 MB가 귀환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LH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후보는 전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마음을 담아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 했는데, 정치에 검찰을 끌어들이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검찰총장의 마음을 담아 검찰이 수사를 지휘한다면 과연 공정한 수사라고 시민들이 신뢰하겠냐”며 “제2의 BBK, MB 아바타가 될 뿐”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같은 박 후보 측의 ‘MB 공세’는 LH 사태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 지지층 결집과 함께 선거 구도를 정권심판론에서 MB원죄론으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이 진행하는 각종 여론조사도 불리하게 나오고 있다”며 “지지층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LH 사태에 대한 강경대응으로 중도층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유권자를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보병전’에 치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공중전은 여의도에 맡기고 보병전에 치중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가 구청장도 압도적으로 많고 시의원도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면서 우리의 지지자들, 지지해주셨던 분들부터 다시 투표장에 가도록 유도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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