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캡틴… ‘손’ 빠진 한·일전 걱정된다

입력 2021-03-16 04:06
손흥민이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아스널전 전반 19분 허벅지 뒤쪽 근육 통증으로 쓰러진 뒤 팀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회복기간이 긴 편인 햄스트링 부상이 염려돼 25일 일본에서 열릴 한·일전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AFP연합뉴스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8)이 쓰러졌다. 열흘 뒤 일본에서 열릴 한일전을 앞두고 터진 악재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일단 소집 명단에 손흥민을 포함시켰다.

손흥민은 14일(현지시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아스널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19분만에 상대 진영으로 돌진하던 중 허벅지 뒷쪽에 통증을 호소하며 잔디 위에 드러누웠다. 햄스트링 근육 부상이 우려되는 부위다.

주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정확한 부상 부위와 회복 예상 기간 등을 확답하지 않았다. 그는 “근육 (부상)은 언제나 쉽지 않다”면서도 “손흥민은 평소 어떤 부상에서도 매우 회복이 빠른 선수”라고 덧붙였다. 햄스트링 부상의 경우 정도에 따라 회복 기간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도 이어진다.

손흥민의 부상은 소속팀에서 지나치게 혹사당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손흥민은 이날 아스널전까지 올 시즌 총 44경기에서 2688분을 소화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와 관련해 “많은 대회에 팀이 참가할 때는 어떤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은 시간 뛰어야 한다. 그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변명했다.

같은 날 벤투 감독은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기자회견에서 소집 명단을 발표했다. 유럽파 중 프랑스 리그앙에서 뛰는 공격수 황의조는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했고 미드필더 이재성은 소속팀에서 감염자가 나와 소집이 불발됐다. 러시아에서 뛰는 황인범은 부상 중이다. 이외 독일 분데스리가의 황희찬과 정우영, 스페인 라리가의 이강인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주전급 선수 중 중국슈퍼리그(CSL)에서 뛰는 김민재와 손준호는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했다. 소집 명단에 들어간 황희찬 역시 지방 정부와 차출 가능 여부를 조율 중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공식 국가대표 경기 기간(A매치 기간)은 선수 차출이 의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해당 출입국의 격리 기간이 5일 이상일 경우 소속팀이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명단에 손흥민이 포함된 건 앞서 토트넘이 이번 경기 전 대표팀 차출에 응한 상태여서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 관련해 “정확한 부상 정도를 놓고 협회가 토트넘과 의사소통을 하는 중”이라면서 “검사 결과를 본 후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손흥민이 소집 가능하다 해도 부상에서 막 회복한 선수를 먼거리를 이동시켜 경기에 뛰게 하는 것 역시 논란 여지가 있을 전망이다.

공식 A매치 기간에 양국 대결이 펼쳐진 건 2011년 8월 10일이 마지막이다. ‘삿포로 참사’로도 불리는 당시 0대 3 굴욕패에 이어 다시 패할 경우 대표팀으로서도 부담이 상당하다. 그러나 6월 국내에서 치러질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4경기와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발을 맞춰야 할 필요성 역시 감안해야 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