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밀어낸 메드베데프

입력 2021-03-16 04:07
신화연합뉴스

‘차세대 선두주자’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사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통산 10승째를 달성하며 세계랭킹 2위 도약을 자축했다.

메드베데프는 15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ATP 투어 오픈13 프로방스(총상금 53만4790유로)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피에르위그 에르베르(93위·프랑스)에 2대 1(6-4 6-7<4-7> 6-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우승으로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11월 ATP 파이널스 우승 이후 약 4개월 만에 개인 통산 10번째 투어 단식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으로는 2만7615 유로(약3700만원)를 받았다.

경사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랭킹 포인트 9670점에 머문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을 근소하게 제치고 2위(9940점)에 올랐다.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에 결승에서 패하긴 했지만, 올해 첫 메이저대회였던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물 오른 기세가 랭킹에도 반영된 것.

조코비치와 나달, 로저 페더러(6위·스위스) 등 남자 테니스 ‘빅3’와 앤디 머레이(116위·영국) 이외 선수가 단식 랭킹 2위에 오른 건 2005년 7월 레이튼 휴잇(호주) 이후 무려 15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빅3’의 오랜 통치에 균열을 일으킬 만한 선수로 메드베데프가 첫 손에 꼽히는 건 이제 당연한 일이 된 것.

메드베데프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숫자 10이 정말 행복하다. 두 자릿수 우승에 도달하는 건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것”이라며 “세계 2위에 오르며 우승까지 차지하게 돼 더 뜻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