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신라시대 대표 건축물인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한 탐방로가 조성된다.
14일 경주시에 따르면 황룡사 역사문화관 북서편 2만2300㎡에 사업비 9억5600만원을 들여 탐방로를 포함한 잔디광장과 산책로를 조성한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이다.
탐방로는 황룡사 9층 목탑을 옆으로 눕혀 놓은 형상의 65m 규모다. 황룡사지 발굴 당시 출토된 석재와 와편 조각을 넣어 만든 ‘철망 블록’으로 탑 모양을 만들 계획이다. 또 영산홍, 자산홍, 백철쭉 등 관목류를 심어 녹지공간도 조성한다. 오는 5월 착공해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시는 황룡사지 발굴 과정에서 출토된 석재와 와편 등 유물을 전시하고 연구성과를 공개할 수 있는 출토유물 야외 전시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신라왕경특별법의 일환으로 경주시의 중·장기 문화재 정비계획에 따라 추진된다. 지난해 11월 문화재청 사적분과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올해 1월 최종 승인을 받았다. 황룡사 9층 목탑은 643년(신라 선덕여왕 12년)에 만들어진 건축물로 1238년(고려 고종 25년) 몽고 침입 당시 불에 타 현재 터만 남아 있다.
시는 2019년 12월 10일 제정된 신라왕경특별법을 바탕으로 민족문화의 원형을 되살리고 경주를 역사·문화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신라의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 대상은 월성, 황룡사지, 동궁과 월지, 첨성대, 대릉원 일원, 동부사적지대, 춘양교지와 월정교지, 인왕동 사지, 천관사지, 낭산 일원, 사천왕사지, 분황사지, 구황동 원지 유적 일원, 미탄사지 삼층석탑 등이다.
시는 유적 발굴조사와 함께 신라왕궁 출토유물 전시관 역할을 할 ‘월성 발굴조사 운영시설’도 건립한다. 이곳은 부지 1만8000여㎡ 연면적 1871㎡ 규모로 출토유물 전시관과 세미나실, 수장시설, 연구실 등이 조성된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