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조준(88) 목사가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 세계지도력개발원에서 열린 목회나눔 특강 마지막 강의에서 “사회가 혼란스러운 건 목사 노릇을 제대로 못 하는 목사들 때문”이라며 목회자의 각성을 촉구했다.
2013년 설립한 세계지도력개발원은 이날 이후 해산 절차를 밟는다. 강의 중 박 목사는 외부 활동도 중단한다고 선언했지만,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와 웨이크사이버신학원에서 설교와 강의는 할 예정이다. 1973년 40세의 젊은 나이에 한경직 목사에 이어 서울 영락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 박 목사는 84년 사임 후 갈보리교회를 개척하고 WAIC를 설립했다.
박 목사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건도 그렇고 잘못했는데도 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침통하다”면서 “목회자는 ‘내 백성을 깨우라’는 주님의 명령을 좇아 교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며 잠든 양심을 흔들어 깨우는 일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교개혁자 장 칼뱅의 말을 빌려 “목회자의 영성과 실력만큼 교인이 성숙한다”면서 “날마다 개혁하는 목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라”고 권했다. 그는 “목회자들은 바울이 디모데에게 말한 것처럼 모든 일에 전심전력해 성숙함이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해야 한다”면서 “이 자리에서 듣는 데서 끝나선 안 되고 들은 걸 실천하며 영성에 새 불을 지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목사는 “세월이 변하면 목회의 방법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목회 원리는 변치 않는다”면서 “하나님의 종으로 겸손히 교인을 섬기는 게 바로 목회 원리”라고 설명했다. 평생 자신을 돌아보는 게 목사의 숙명이라고도 했다. 박 목사는 “호텔에서 밥 먹게 될 일이 생기면 어렵게 사는 교인을 먼저 생각하며 기도해야 한다”면서 “이 정도 염치도 없는 목사라면 맛을 잃은 소금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좋은 설교를 위한 노하우도 전했다. 박 목사는 “복잡하고 어려운 설교 대신 쉬운 예화를 활용해 설교해야 한다”면서 “영적 자녀인 교인을 사랑으로 대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큰 교회 목사를 바라기보다 하나님의 종다운 목사가 되기 위해 힘쓰라”면서 “위기에 빠진 한국사회와 교회를 살리는 길이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성남=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