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영·박지수 55점 합작… KB ‘기사회생’

입력 2021-03-12 04:06
KB스타즈의 심성영이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여자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 KB스타즈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하며 대역전극의 불씨를 지폈다.

KB는 11일 홈경기장인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82대 75로 승리했다. 이로써 KB는 삼성생명의 2연승 기세를 꺾으며 실낱같은 리버스 스윕(2연패 후 3연승) 기회를 잡았다.

KB는 앞선 1·2차전과는 다른 집중력과 조직력을 선보였다. 두 경기에서 평균18.5개의 턴오버(실책으로 상대에게 공을 뺏기는 것)를 기록했지만 이날은 9개로 줄었다. 또 국내 최장신 센터 박지수의 높은 키를 이용해 제공권을 가져가는 한편 3점 외곽포를 터뜨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10개에 달하는 KB의 3점 슛 퍼레이드의 중심에는 가드 심성영이 있었다. 2차전에서 개인 통산 최다 실책인 8실책을 범했던 심성영은 이날 3점 슛 5개를 포함해 25득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박지수도 30득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더블더블(두 자릿수 득점과 어시스트)을 기록했다.

1쿼터까지 22-23으로 팽팽했던 경기는 2쿼터 들어 KB로 갑자기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이후 두 자릿수 득점 차로 리드를 지켰던 KB는 4쿼터 막판 삼성생명에 6점 차까지 따라잡혔지만 추가 득점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삼성생명은 에이스 김한별이 19점으로 분전했지만 3쿼터에서 김보미가 5반칙 퇴장을 당하는 등 경기가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안덕수 감독은 경기 후 “청주 팬들 앞에서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정말 지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굳게 먹고 나왔다”며 “성영이가 2차전에서 많이 힘들어했는데, 3차전에서 위축되지 않고 잘 해줬다”고 소회를 밝혔다. 심성영은 “선수들이랑 3차전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생각하고 죽을 각오로 했다”며 “팬들의 응원을 오랜만에 느껴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KB는 13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준비한다. 3차전에서 유료 관중석 900석을 가득 채웠던 청주 팬들은 4차전 역시 매진시켰다.

청주=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