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야권 서울시장 단일화 후보 나온다… 吳·安측 합의

입력 2021-03-12 00:02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국회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위한 친환경 무상급식 등 보육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야권 단일화 후보가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는 19일 결정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측 실무협상팀은 17~18일 여론조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로 11일 합의했다. 다만 최대 쟁점인 여론조사 문항과 토론회 횟수 등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12일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일단 야권 단일화 일정의 큰 윤곽은 잡힌 셈이다.

양측 실무협상단은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두 후보가 전날 합의한 사항까지 포함하면 12~14일 비전발표회, 다음 주 TV토론회를 하고 17~18일 여론조사를 실시해 19일 발표하는 일정은 완성된 것이다. 비전발표회는 두 후보가 각각 10~15분간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서울시 미래 구상을 밝히고 언론의 질문을 받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후보는 차담회에서 서울시 공동경영, 양당 정책협의팀 구성 등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정책협의팀을 따로 출범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큰 틀에서 서울시 공동경영을 어떻게 할지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오 후보가 주장하는 서울시 공동경영은 안 후보가 지난해 12월 제안한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와 유사한 형태로 향후 최종 후보가 구체적 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오세훈(왼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유승민 공동선대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권 단일화를 일주일 앞두고 국민의힘은 오 후보 상승세에 고무된 분위기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8~9일 만18세 이상 서울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오 후보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응답이 38.4%, 안 후보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응답이 38.3%로 초박빙을 이뤘다. ‘경쟁력’ 조사에선 차이가 있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오 후보는 44.3%를 얻어 39.5%로 얻은 박 후보를 오차범위(±3.5%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안 후보는 44.9%대 37.0%로 오차범위 밖에서 박 후보를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 후보는 당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과 중앙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연이어 참석해 제1야당 후보로서 세를 과시했다. 참석자들은 일제히 ‘오세훈’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당내 경선을 극적으로 통과한 ‘컨벤션 효과’와 맞물려 최근 민주당의 잇따른 공세가 오히려 오 후보의 인지도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후보는 “(여당이) 파면 팔수록 제가 얼마나 절제된 생활을 했는지 느끼고 그들의 기가 꺾이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유승민 전 의원은 “서울시내 전체에서 오세훈 바람이 부는 걸 느낀다. ‘오세훈풍’”이라며 “이 훈풍을 이어서 우리한테 승리의 영광을 안겨주면 11월에 제가 대선 나가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제1야당이 시장 후보를 하나 못내고서 집권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오 후보에 힘을 실어주었다.

안 후보는 “손흥민 선수에게는 해리 케인이라는 훌륭한 동료가 있는데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그런 관계”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어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마포포럼을 찾아 “이번 선거가 끝나고도 (국민의힘과) 끝까지 함께할 생각”이라고 약속하며 ‘오세훈 바람’ 차단에 주력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