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LH 땅투기도 검찰 탓… “3년 전엔 뭐했나”

입력 2021-03-12 04:05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 “수사권 있을 때 검찰은 뭘 했느냐”고 검찰을 탓하며 야당이 제기하는 ‘검찰 수사론’을 반박했다. 야당은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수습해야 할 정부·여당이 검찰과 과거 정권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1일 관훈토론회에서 “검찰이 지금까지 정의롭게 수사해 왔다면 ‘우리가 LH 사건에선 이렇게 역할을 하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어느 누구도 말하지 못하고 뒤에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숨어 있다’는 표현과 관련, 박 후보는 “검찰도 자기 조직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관이기에 어떤 게 국민을 위한 것인지 건의할 필요가 있는데 ‘어떻게 하는지 보자’라는 자세로 있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오전 TBS 라디오에서 “3기 신도시는 이미 2018년부터 있던 얘기”라며 “수사권이 있을 때는 뭐 했느냐는 측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수사권 개혁은 올해부터 시행됐는데, 부동산 관련 투기는 이미 2~3년 전부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다”고 했다.

박 장관의 발언이 마치 검찰이 수사를 안 하고 투기를 방치했다는 식으로 해석되면서 검찰 내부가 술렁이자 박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박 장관 측은 “윤 전 총장이 특정 사안만 집중하다가 정작 공정·민생 부분은 놓쳤으면서 연일 자신과는 상관없는 듯 인터뷰하는 걸 지적한 것”이라며 “일선 검사들의 능력은 신뢰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LH 부패 사태를 내버려둔 정부·여당이 수사 의지가 없을 뿐아니라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일벌백계’의 첫발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사퇴도 여론 떠보기에 급급하고, 수사도 정부합동수사단에서 할 뿐 아니라 달랑 검사 1명 파견받고 ‘검·경 유기적 협력’이라고 보여주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감찰 기능을 붕괴시켜 부패 산사태를 촉발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문재인정부”라며 “상대방은 모두 적폐여야 하니 자신들의 내부를 감찰하고 경고하는 게 싫을 수밖에”라고 꼬집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