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軍, 시위대 쇠사슬 고문… 美, 군부 1인자·가족까지 제재

입력 2021-03-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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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로 정권을 강탈한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를 체포한 뒤 무자비한 고문을 가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미국은 쿠데타 지도자의 가족으로까지 제재 조치를 확대하는 등 국제사회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이라와디는 이날 체포 후 석방된 시위대 2명의 인터뷰를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군부는 전날 시위대 수십명을 체포해 나체 상태로 만든 뒤 소총과 벨트, 쇠파이프, 쇠사슬 등으로 수시간 동안 무차별 구타를 가했다. 체포된 시위대에는 고교생과 여성도 있었지만 이들도 군부의 고문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고문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당수 마웅 랏이 지난 6일 군부 억류 중 고문으로 사망한 데 이어 10일에도 NLD 간부 조 미얏 린이 같은 이유로 목숨을 잃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8일까지 양곤, 만달레이 등 미얀마 각지에서 시민들과 현지 매체가 촬영한 동영상 55개를 분석한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미얀마 군정은 평화적 시위대와 행인들을 대상으로 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는 치명적 전술과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마구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들이 이처럼 전 세계인이 볼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방송된 적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안보리도 이날 이사국 만장일치로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강대국들의 고질적 대립 속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은 미얀마 쿠데타 정권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두 자녀와 이들이 장악한 기업체 6곳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거래 금지 등 제재를 내렸다.

미얀마에서는 11일에도 시위가 이어졌고 군경의 총격으로 최소 6명이 숨져 총 사망자가 60명을 넘어섰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