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으로 서로 얼굴 익혀요”… 자리 잡는 ‘비대면 개강’

입력 2021-03-12 00:06
대구 북구 영진전문대에서 승무원 복장을 한 항공서비스과 학생들이 11일 대면 강의로 객실 서비스 실무를 배우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해 1학기에는 코로나19 확산세로 비대면 강의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비대면 개강’ 2주차였던 지난 9일 오후 서울대 인문신양관 로비에는 20명가량의 학생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노트북으로 강의를 듣고 있었다. 3~4명이 모여 스터디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점심시간에 대학 구내식당을 찾은 학생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일부 대면 강의를 제외하고 대다수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됐으나 많은 학생들은 학교에 나와 개강 분위기를 즐겼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강의 전환으로 혼란을 겪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개강을 맞은 대학가는 강의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는 분위기다. 많은 학생들은 설레는 기대감과 함께 비대면 수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상당수 대학에서는 개강총회, 개강파티 등의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지난 2일 경기대 범죄교정 전공 학생회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개강총회를 진행하며 퀴즈 대회, 경품 추첨 등을 했다. 김태헌(23) 학생회장은 “지난해 신입생 맞이 행사가 무산되며 아쉽다는 반응이 많아 올해는 비대면으로 신입생들이 참여하는 개강총회를 진행하게 됐다”며 “신입생을 포함해 60~70명의 학생들과 교수님까지 참여해 서로 얼굴을 익히며 비대면 강의의 아쉬움을 달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방역수칙을 지키는 가운데 일부 소규모 강의나 실습·실기과목 등은 대면으로 강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올해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한 이래은(18·여)씨는 “대면수업을 듣기 위해 처음으로 학교에 왔다”며 “아직 대면으로 동기들을 만난 적이 없어서 많이 기대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비대면 개강’의 아쉬움을 달래고 개강 분위기를 내고자 캠퍼스를 찾는 이들도 있었다. 서울대 인문학부 곽혜민(19)씨는 “이번 학기에는 비대면 수업만 듣고 있지만 학교 건물도 구경하고 개강 분위기를 내려고 학교에 왔다”며 “동기들과는 약속을 하고 과방에서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수업을 하다보니 강의동에는 사람이 별로 없고 도서관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생들의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 목소리도 이어져 등록금 반환을 둘러싼 대학가의 진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지난 4일 ‘등록금반환운동본부’를 발족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도 비대면 수업에 대한 우려와 등록금 반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며 2021학년도 등록금 반환, 국가장학금 예산 확충 등을 요구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