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우는 자와 짐 진 자’ 바로 섬기려면…

입력 2021-03-12 03:02
예장통합 총회 사회복지위원회가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현안 세미나에서 서성구 사회복지위원장이 일어나 인사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50대 기혼여성 A씨는 지적장애인이다. 정신장애가 있던 남편이 지병으로 사망한 이후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홀로 키우고 있다. 시부모님이 근처에 살고 수급비를 관리해 주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 교회는 A씨를 위해 복지관에서 훈련된 시민옹호인과 함께 장보기, 요리하기, 기혼 지적장애인 모임 참여하기를 하며 사회적 관계망 확대에 힘쓰고 있다.

#30대 남성 중증지체장애인 B씨는 전동 휠체어를 이용한다. 시설에서 거주하다 독립한 B씨는 바다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주변에 드러내 왔다. 교회 지인들은 B씨를 위해 ‘바다가 보고 싶은 사람들’ 소모임을 조직했다. 회비를 모아 여행비용을 마련하고 복지관의 휠체어 리프트 차량을 지원받아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회원들은 한 번의 여행으로 그치지 않고, 독자 여행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가족의 하루 여행을 지원하는 모임으로 조직해 활동할 계획이다.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장이자 창동염광교회 장애인부 소속인 이상록 목사가 지역에서 장애인과 관계망 확대를 위해 노력한 사례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사회복지위원회는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사회복지 현안 세미나를 열었다. 코로나19 재난의 시대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과 교회가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다.

이 목사는 ‘우리동네 착한교회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창동염광교회를 비롯한 지역의 5개 교회가 추수감사절에 모인 과일 헌물들을 다시 포장해 지역의 장애인들에게 선물상자 500개, 무게로는 1000㎏을 나눈 경험이다. 감사가 배가 된다는 의미로 감과 사과, 배를 모아 ‘배로 감·사’ 사업이라고 칭했다. 이 목사는 “관계망 형성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복지관과 교회가 함께 결합해 점·선·면 전략으로 협력을 늘려가는 시너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장은 ‘코로나 시대의 장애인복지관 대응과 변화’를 설명했고, 인천 주안복지재단 사무국장인 배성훈 주안장로교회 목사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과 공유가치 창출’을 발제했다. 이만식 장신대 교수는 ‘코로나 기간에 다시 생각하는 자유와 평등’에 관해 강의했다.

오상열 총회 도농사회처 총무는 “재난의 시기 불평등이 확대되는 국면에선 장애인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의 고통이 가중된다”면서 “교회가 복지관과 연결돼 사회적 책임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