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시설 고령층 곧 AZ 접종… 백신 수급불안 여전

입력 2021-03-12 00:05
코로나19 전담병원 의료진이 10일 경기북부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시설 고령층은 물론 2분기 접종대상인 일반인 고령층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2분기 백신 물량으로는 현재까지 약 720만명분이 확정됐다. 그러나 2분기 전체 접종계획보다 약 180만명분이 부족해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제6차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만 65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접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15일 백신접종계획을 발표하면서 1분기 접종대상인 요양병원·시설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보류했었다. 당시 이 백신의 임상시험에서 고령층에 대한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예방접종전문위는 최근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실제 고령층에 접종한 결과를 검토해 국내에서도 사용을 권고했다. 영국에선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예방효과가 화이자 백신과 비슷한 70% 수준으로 확인됐다. 스코틀랜드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입원 예방효과가 9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이달 내 요양병원·시설의 만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약 37만6000명에 대한 예방접종이 시작된다.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주 접종 동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달 말 국제 백신구매공동기구 코백스 퍼실리티에서 공급할 34만5000명분 물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예방접종전문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예약일 기준을 현재 8주에서 10주로 변경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백신의 접종 주기를 8~12주 사이에서 사용 허가했으나 백신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방역 당국은 8주를 2차 접종 예약일 기준으로 잡았다. 그러나 기간이 길수록 효과가 높아진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고려해 2주 더 연장했다. 다만 기준일이 10주일뿐 접종자의 사정에 따라 8주나 12주에도 접종을 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2분기 예방접종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방접종전문위는 항공승무원을 2분기 우선접종 대상에 포함시켰다. 국내 항공사 소속 국제선 여객기 승무원 등 2만여명이 대상이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의 해외유입 우려가 커진 점을 반영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항공승무원 37명 중 2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구체적인 2분기 예방접종계획은 오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2분기에 들어올 백신 물량은 약 720만5000명분이 확정됐다. 아스트라제네카사와 개별 계약에 따라 5~6월 350만명분의 백신이 들어온다. 이 물량과 별개로 코백스를 통해 공급될 70만5000명분을 합하면 2분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420만5000명분이 확보됐다. 화이자 백신은 같은 기간 300만명분이 공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2분기 접종계획 인원인 900만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분량이다. 얀센, 모더나 백신의 공급물량과 시기가 빨리 정해져야 하는 상황이다. 2분기에는 노인재가복지시설 이용자·종사자와 장애인·노숙인 등 시설 입소자·종사자 등 취약계층이 백신을 맞게 된다. 지역사회의 만 65세 이상 고령자도 접종을 시작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