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농구(KBL)가 14일 2020-2021 정규리그 6라운드에 들어서면서 봄 농구를 향한 마지막 레이스에 돌입한다. 1위 전주 KCC와 2위 울산 현대모비스의 치열한 우승 다툼과 하위권 팀들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6강 경쟁이 예상된다.
선두 KCC(29승 15패)와 2위 현대모비스(28승 16패)는 11일 기준으로 단 한 경기 차이다. 12월 말 리그 5위였던 현대모비스는 1월에만 8승 2패를 거두며 2위로 뛰어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5라운드에서도 6승 2패로 파죽지세를 이어가더니 3경기 차였던 KCC와의 격차를 1경기 차까지 좁혔다. 그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 숀 롱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롱은 득점 1위(21.3점)와 리바운드 1위(11.2)를 동시에 차지하며 매 경기 더블더블(두 자릿수 득점과 리바운드)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남은 10경기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분위기다.
KCC는 단단한 골 밑 공략과 방어로 1위를 지키고 있다. 팀 리바운드 리그 1위(37.3개)에서 볼 수 있듯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페인트존 득점이 리그 2위(20.7개)에 달한다. 각각 리바운드 9.7개, 8.4개로 리그 2·5위를 달리는 타일러 데이비스와 라건아의 공이 크다. 다만 KCC는 3점 슛 난조가 문제점이다. KCC는 경기당 3점 슛 7.5개만을 성공시키며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두 팀의 우승 경쟁은 봄 농구를 위한 상승효과도 발휘한다.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면 리그 1·2위는 준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플레이오프로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3위 고양 오리온(26승 18패)이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현대모비스를 2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6강 진출도 윤곽이 드러나 있다. 6위 인천 전자랜드(23승 22패)와 7위 서울 삼성(19승 24패)이 3경기 차로 벌어져 있다. 10경기가 남은 삼성이 도전해볼만 하지만 승부수를 위해 트레이드 해온 김시래의 부상으로 빛이 바랬다. 2월 초 삼성에 온 김시래는 한달만인 지난 4일 전치 4주의 종아리 부상으로 정규리그를 더 뛸 수 없게 됐다.
6라운드에선 최하위권의 반란도 주목해볼 만한 요소다. 지난해 정규리그 공동 1위를 했던 원주 DB와 서울 SK가 주전 부상 악재로 이번 시즌 공동 8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시즌 종반 두 팀의 주전들이 돌아왔다. 두경민과 김종규를 앞세운 DB는 홈 5연승을 거두며 갈길 급한 상위권 팀들에게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원주 DB는 3점 슛 득점과 성공률 모두 1위를 달리며 최고의 외곽 효율을 자랑한다. 에이스 김선형이 돌아온 SK도 막판 화력을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두 팀이 남은 9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더라도, 6강에 들려면 6위 전자랜드가 6패 이상을 해야 하는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게 바로 농구의 묘미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