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대상을 만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고령층에 대한 AZ 백신의 효과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해 접종을 미뤄왔지만 최근 효능을 입증할 연구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70세 이상의 경우 1차 접종 28~34일 뒤 60% 이상, 35일 이후 73%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감염됐을 경우도 입원 위험이 37%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과 비슷한 수준이다. 접종을 미뤄온 독일 스웨덴 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도 이를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만 65세 이상 입소자와 종사자 약 37만6000명이 이달 중 예방접종을 하게 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치명률이 높아 우선 접종대상이었던 이들에게 접종의 길이 열린 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전문가들의 최종 판단을 믿고 AZ 백신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을 멈춰야 할 때다. 연말까지 집단면역을 이룬다는 목표로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정부가 부작용 등에 대한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함은 물론이다.
신뢰 확보와 함께 중요한 것은 백신 수급 문제다. 우리나라가 확보한 7900만명분의 백신 대부분이 2분기 말 이후에 공급될 예정이다. 6월은 돼야 공급이 원활해진다는 뜻이다. 얀센은 당초 4월에 공급하기로 약속했던 백신 600만명분을 5월부터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에서 생산하는 노바백스 백신 역시 5월에야 생산 가능하다. 당장 다음 달 백신 보릿고개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층의 백신 접종이 가능해졌지만 정작 맞힐 백신이 부족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백신 민족주의’ 논란이 다시 일어날 정도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최대한 많은 백신을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설] AZ 백신 65세 이상 접종… 불신 접고 물량 확보 힘써야
입력 2021-03-12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