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단기법정관리’ 첫 관문 넘었다

입력 2021-03-12 04:06

쌍용자동차가 P플랜(단기법정관리) 돌입을 위한 첫 관문을 넘었다. 인도중앙은행(RBI)이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감자를 승인하면서 새 유력 투자자로 알려진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 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을 맺는 절차를 밟게 됐다.

쌍용차는 11일 “RBI로부터 마힌드라의 쌍용차 보유지분 감자 승인에 대한 공식문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RBI는 자국 기업이 해외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25% 이상 감자를 불허하는 인도 정부의 규정에도 예외적으로 승인을 내렸다. 다만 쌍용차는 “지분율 변동은 향후 투자협상을 포함해 회생절차가 종료되는 시점에 결정될 사항이어서 현 단계에서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간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보유한 지분 75%를 25% 수준으로 낮추고, 새 투자자인 HAAH가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RBI의 이번 승인에 따라 HAAH와 최종 투자 계약을 맺는 게 관건이 됐다.

쌍용차는 이달 중 P플랜 돌입 준비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투자 계약이 성사되면 회생계획안을 전체 채권자에게 공개해 P플랜 돌입에 필요한 동의를 얻어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선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의 지원 결정도 이뤄져야 한다. 산은은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미래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업계는 쌍용차와 HAAH의 투자 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