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0)씨는 지난해부터 차량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평일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말에 승용차를 빌려 탄다. 김씨는 “직접 차량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신차가 추가되면 바꿔 타볼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이모(33)씨는 “월 단위로 필요할 때만 구독할 수 있고,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배송 기사가 직접 방문해 차량 인수·반납을 진행해서 편리하다”고 했다.
자동차 업계의 구독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활성화되면서 이용자 수가 점점 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반드시 차를 소유해야 한다는 개념이 사라지고 공유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덕분이다. 차량 구독 서비스는 사용 시간이 많지 않거나 다양한 차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차량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스펙트럼,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 등 브랜드별로 3가지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최근 서비스 확대·개편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이들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지난 1월 기준 3가지 구독 서비스 가입자는 1만6000명을 넘어섰고, 누적 이용자는 3300명까지 늘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는 개편 및 리뉴얼 이후 이용자 수가 크게 느는 추세”라며 “다양한 부가 서비스 제공 등으로 구독자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스펙트럼은 지난달 차종 및 가격대를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G80, GV80, G70 등을 상황에 따라 교체 이용할 수 있는 기존 프로그램에 단일 차종 구독 서비스를 신규 도입했다. 24~72시간 단기 구독만 가능했던 G90도 신규 차종에 포함됐다.
현대셀렉션은 아반떼, 베뉴, 쏘나타, 투싼, 그랜저, 팰리세이드 등 6개 차종을 제공 중이다.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현대 디지털키와 스마트센스 등 신사양이 탑재된 중상위 트림의 차량을 구성한다. 요금제에 따라 차종 교체, 사용자 추가 등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기아 플렉스는 쏘렌토, 모하비 K9 등 기존 차량 외에도 니로·쏘울 전기차를 서비스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전기차를 실구매하지 않고 경험해볼 수 있으며, 무제한 차량 충전이 가능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된다.
쏘카는 2019년 3월 구독료를 내면 차종과 횟수 제한 없이 할인을 받아 이용할 수 있는 ‘쏘카패스’를 개시했다. 쏘카패스는 지난해에만 27만3227건의 구독을 기록했고, 지난달 누적 가입 40만건을 돌파했다. 쏘카에 따르면 지난해 쏘카패스의 이용시간은 80%, 주행거리는 90% 증가했다.
중고차 시장에도 구독 서비스가 있다. 현대캐피탈 카셰어링 플랫폼 딜카는 지난해부터 ‘딜카 클럽’을 운영 중이다. 차종에 관계없이 연식 5년 이하의 중고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골라 탈 수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