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만성 위염이 보내는 경고

입력 2021-03-14 18:56

주부 K씨는 최근 소화가 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위축성 위염 진단을 받았다. 평소 스트레스가 많아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고 과식하는 식습관이 화근이었다. 위축성 위염과 같은 만성 위염은 일부에서 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평소 내 몸 상태를 잘 알고 악화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위염은 여러 자극이나 손상으로 인해 위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염증이 일시적으로 생겼다 없어지는 급성 위염에 비해 만성 위염은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흔한 발병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을 들 수 있다. 이밖에 위에 좋지 않은 음식물로 인한 자극, 담즙 역류, 자가면역질환 등이 있다. 만성 위염은 염증이 점막을 침범한 정도에 따라 표재성 위염, 미란성 위염, 위축성 위염 등으로 구분한다. 표재성 위염은 점막 표면에 가벼운 염증이 생긴 상태로 대부분 증상이 없고 식습관 관리로 치료 된다. 염증이 점막하층까지 침범해 점막 표면이 파이거나 벗겨진 미란성 위염은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심한 경우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다. 만성 위염을 관리하지 않으면 염증이 위 점막을 파괴해 위축성 위염을 유발한다. 위축성 위염 상태에서는 위 점막이 얇아지고 위산분비가 줄면서 각종 세균 증식이 쉬워져 암이 생기기 좋은 환경이 된다. 또한 위축성 위염은 위 상피세포가 없어진 자리에 장 상피세포가 생기는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위 점막에 작은 돌기가 생기고 회백색으로 바뀌는데 이러한 상태에서는 위암이나 위 선종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위장 점막에는 감각신경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심한 염증이 생겨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 위염이 있으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호전되기 어려운 만성 위염은 식습관 개선과 함께 평소 건강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위를 위한 5가지 건강 습관

1. 짜게 먹지 않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2. 가공식품과 훈제식품을 적게 먹는다.
3. 술, 담배를 줄인다.
4.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접시를 사용한다.
5.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으면 20∼30대에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 검사를 하고 제균 치료를 받는다.

진성호 원자력병원 외과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