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는다. 하지만 기본 검사항목에서 눈과 관련된 검사는 신체 계측 시 진행하는 시력검사 뿐. 나도 모르는 사이 눈 건강을 방치하기 쉽다.
다른 신체기관과 마찬가지로 눈도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한데 시력검사, 색약 테스트 등 흔히 이뤄지는 기능검사로는 안질환을 발견하기 어렵다. 굴절검사, 안압측정, 안저촬영 등의 전문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만3세 전후의 소아에게는 사시 검사와 눈 운동 검사도 중요하다. 굴절검사는 시력 저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안구의 굴절이상을 평가하는 검사다. 안압측정은 안구 내부에서 유지되는 압력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다. 안저촬영은 동공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유리체, 망막, 맥락막 등을 사진으로 남기는 검사다. 안저사진은 안구 내부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경과에 따른 상태 비교에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1년에 1번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백내장과 녹내장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는 사람은 6개월에 1번 검진이 권장된다. 노인층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들도 꾸준한 안과검진이 필요하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황반변성이 나타날 위험이 증가하고, 고혈압과 당뇨는 안질환 위험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갑자기 시력이 저하된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른 시일 내에 안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눈이 나빠진다’는 표현은 대부분 ‘근시’를 의미한다. 근시는 가까이 있는 물체는 잘 보이지만, 물체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시야가 흐릿해져 불편함을 느끼는 상태다. 근시는 성장이 끝나는 20대 초반까지 서서히 진행되다가 멈춘다. 따라서 성장을 마친 성인이 급격한 시력 저하를 경험한다면, 그 원인은 백내장 등의 안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임한웅 한양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굳이 규모가 큰 병원을 찾아가지 않고도 안과검진을 받을 수 있다”며 “시력검사와 색약 테스트만큼 안저촬영도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주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진에서 안질환이 발견된다면, 해당 질환을 전문 분야로 다루는 의료진을 찾아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소아의 경우 소아안과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