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병원 접종률 고작 14%… 정부는 “백신 배송 중”

입력 2021-03-11 00:06
외국인 근로자들이 10일 경북 경산산업단지 관리공단 주차장에 마련된 이동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 시작 2주 만에 1분기 접종대상자 접종률이 50%를 넘겼다. 그러나 84.9%가 접종을 받은 요양병원에 비해 코로나19 치료병원의 접종률은 14.2%로 낮게 나타났다. 정부는 순차적으로 백신을 배송하느라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의 접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0일 0시 기준으로 백신 1차 접종자가 전일 대비 6만662명 늘어난 44만6941명이라고 밝혔다. 접종 시작 12일 만에 1분기 우선접종 대상자의 57.6%가 1차 접종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요양병원·시설의 접종 속도가 빨랐다. 이날까지 17만3537명이 백신을 맞은 요양병원의 접종률은 84.9%에 달했다. 만 65세 이상 입소자·종사자를 빼고 계산한 비율이다. 요양시설의 접종률도 63.3%로 집계됐다.

반면 감염병전담병원, 거점전담병원 등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의 접종엔 아직 속도가 붙지 않았다. 같은 날 기준으로 8051명이 접종을 받아 접종률 14.2%를 기록했다. 정부는 당초 오는 20일까지 코로나19 치료 의료진 5만5000명의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접종률이 통계상 낮게 나타난 이유는 백신 배송 일정 때문으로 파악됐다. 접종센터를 찾아가지 않고 자체 접종하는 상당수의 의료기관에 아직 백신이 도착하지 않았다. 각기 다른 배송 일정 탓에 접종 시작일은 같은 감염병전담병원 사이에서도 최대 2주 넘게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동부병원은 지난 1일부터 접종을 시작해 전날까지 160여명의 의료진과 필수인력이 백신을 맞았다. 서울의료원은 이날 오전부터 1200여명의 의료진에 대한 접종을 시작했다. 서울 서북병원은 오늘 16일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고 인천 가천대길병원도 같은 날 백신을 받을 계획으로 파악됐다. 서울 북부병원과 보라매병원은 전날 기준으로 아직 접종 일정을 확정받지 못했다.

정부는 계획대로 백신을 배송하고 있어 전체 접종일정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국내에 도착한 화이자 백신 초도물량 5만8500명분을 중앙·권역예방접종센터로 배송했고, 여기서 다시 자체 접종기관으로 보내는 중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접종률이 낮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접종률은) 배송 시기에 따라 서서히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접종자 수가 늘면서 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사례도 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전일 대비 935건의 신고가 새로 집계돼 누적 5786건이 됐다. 백신의 보관·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까지 접종기관에서 백신 보관 중 적정온도를 이탈한 사례는 울산·전북 김제 등에서 7건 발생했다. 주요 원인은 냉장고가 낡아서 고장 나거나 온도계의 고장, 백신 관리자의 취급 부주의 등이었다.

송경모 최예슬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