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권별 쉽게 요약한 ‘동영상 강의’ 온라인 성경공부 길잡이 역할 톡톡

입력 2021-03-11 03:02
김윤희 횃불트리니티신대 총장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총장실에서 유튜브 무료 성경교육 프로그램 ‘성경에센스’를 설명하고 있다.

학업에 분주한 10대 고등학생도, 노르웨이에 사는 60대 집사도 ‘성경공부에 도움이 됐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김윤희 총장이 유튜브에 올린 ‘성경에센스’ 얘기다.

대구 동산교회(박영찬 목사)는 8일부터 ‘김윤희 박사와 함께하는 바이블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한 달 전 참여 성도를 모집할 때만 해도 100명 정도 신청할 줄 알았는데 300여명이 같은 날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박영찬 목사는 10일 “50명씩, 1학년 1반부터 6반까지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5반까지는 성인, 6반은 주일학교 청소년”이라고 설명했다.

아카데미를 시작하기 전 박 목사는 고민이 컸다. 성도들은 직장 문제나 교통 불편 등을 이유로 성경공부나 제자훈련 참석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코로나19까지 터졌다. 성도들이 어떻게 하면 성경공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박 목사는 올 초 유튜브에서 성경에센스 ‘구약편’을 봤다.

'성경에센스' 유튜브 채널.

박 목사는 “목회자이자 구약학 박사인 김 총장 강의를 듣는 순간 ‘유레카’를 경험했다”고 떠올렸다. 성경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데도 김 총장의 명쾌한 발성과 다양한 그래픽 덕에 지루할 겨를이 없었다. 김 총장은 개론 격인 구약편과 신약편부터 성경 66권의 개별 영상까지 유튜브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김 총장은 “성경에센스는 피부에 윤기를 더해주는 화장품 종류인 에센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성경을 읽는 누구에게든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 좋겠다”며 “2019년부터 유튜브에 올렸는데 비대면 시대에 활용도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선교 목적으로 만든 만큼 김 총장은 성경에센스를 성경공부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싶다는 박 목사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동산교회도 성경에센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했다. 성도들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한 편씩 영상을 보도록 50명씩 나눈 단체 채팅방에 매일 아침 봐야 할 영상 링크를 올린다. 강의를 충실히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주 앞서 주보에 복습문제지도 첨부한다. 닷새간 강의를 들은 성도는 복습 문제를 푼 뒤 주일에 제출하게 했다. 강의만 제대로 들었다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난이도다.

예비수업으로 사전에 진행한 ‘구약편’을 포함해 10일까지 영상 네 편을 본 성도들 반응은 좋다. 동산교회에 출석하다 2004년 노르웨이로 이주한 정명숙(65) 집사는 “한인교회도 없는 지역에 살면서 코로나19까지 겹쳐 우울감이 컸다”면서 “한국에서 함께했던 성도들과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참여하니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덕을 본 셈”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김하은양은 “사실 성경공부는 어렵다는 편견과 두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본 영상은 성경에 담긴 사건이나 하나님의 말씀을 쉽게 이해하게 해줘 좋았다”고 말했다.

다른 교회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산교회 프로그램을 본 대구 지역 목회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 해오름교회도 지난달부터 성경에센스를 활용한 성경통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 총장은 “교회가 요청하면 언제든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