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에 분주한 10대 고등학생도, 노르웨이에 사는 60대 집사도 ‘성경공부에 도움이 됐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김윤희 총장이 유튜브에 올린 ‘성경에센스’ 얘기다.
대구 동산교회(박영찬 목사)는 8일부터 ‘김윤희 박사와 함께하는 바이블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한 달 전 참여 성도를 모집할 때만 해도 100명 정도 신청할 줄 알았는데 300여명이 같은 날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박영찬 목사는 10일 “50명씩, 1학년 1반부터 6반까지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5반까지는 성인, 6반은 주일학교 청소년”이라고 설명했다.
아카데미를 시작하기 전 박 목사는 고민이 컸다. 성도들은 직장 문제나 교통 불편 등을 이유로 성경공부나 제자훈련 참석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코로나19까지 터졌다. 성도들이 어떻게 하면 성경공부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박 목사는 올 초 유튜브에서 성경에센스 ‘구약편’을 봤다.
박 목사는 “목회자이자 구약학 박사인 김 총장 강의를 듣는 순간 ‘유레카’를 경험했다”고 떠올렸다. 성경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데도 김 총장의 명쾌한 발성과 다양한 그래픽 덕에 지루할 겨를이 없었다. 김 총장은 개론 격인 구약편과 신약편부터 성경 66권의 개별 영상까지 유튜브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김 총장은 “성경에센스는 피부에 윤기를 더해주는 화장품 종류인 에센스에서 따온 이름이다. 성경을 읽는 누구에게든 길라잡이 역할을 하면 좋겠다”며 “2019년부터 유튜브에 올렸는데 비대면 시대에 활용도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선교 목적으로 만든 만큼 김 총장은 성경에센스를 성경공부 프로그램에 활용하고 싶다는 박 목사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동산교회도 성경에센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시스템을 추가했다. 성도들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한 편씩 영상을 보도록 50명씩 나눈 단체 채팅방에 매일 아침 봐야 할 영상 링크를 올린다. 강의를 충실히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 주 앞서 주보에 복습문제지도 첨부한다. 닷새간 강의를 들은 성도는 복습 문제를 푼 뒤 주일에 제출하게 했다. 강의만 제대로 들었다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난이도다.
예비수업으로 사전에 진행한 ‘구약편’을 포함해 10일까지 영상 네 편을 본 성도들 반응은 좋다. 동산교회에 출석하다 2004년 노르웨이로 이주한 정명숙(65) 집사는 “한인교회도 없는 지역에 살면서 코로나19까지 겹쳐 우울감이 컸다”면서 “한국에서 함께했던 성도들과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참여하니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덕을 본 셈”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김하은양은 “사실 성경공부는 어렵다는 편견과 두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본 영상은 성경에 담긴 사건이나 하나님의 말씀을 쉽게 이해하게 해줘 좋았다”고 말했다.
다른 교회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산교회 프로그램을 본 대구 지역 목회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 해오름교회도 지난달부터 성경에센스를 활용한 성경통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 총장은 “교회가 요청하면 언제든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