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애들 밥그릇 차별” “安, 10년 갈지자”… 독해진 박영선

입력 2021-03-11 04:03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야권 후보들을 맹공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박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아이들 밥그릇에 차별을 두자고 주장했던 후보”라고 깎아내렸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는 “10년 동안 갈지자 행보를 했다”고 비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최근 박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에게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공세 모드’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는 10일 YTN 라디오에서 야권 후보들을 향해 “마음이 콩밭에 있다가 잘 안 될 것 같으니 서울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나온 후보들”이라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 후보는 오 후보를 겨냥해 “무상급식과 관련해 아이들 밥그릇에 차별을 두자고 주장하다가 불명예 퇴진한 후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안 후보에 대해선 “새 정치하겠다고 지난 10년 동안 계속 갈지자 행보를 했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박 후보는 특히 안 후보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던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을 캠프에서 쫓아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남성 우위의 가부장적이고 여성 비하 발언으로 느껴졌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 후보에게 열세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그동안 ‘21분 컴팩트 도시’ 등 자신의 정책인 서울시 대전환을 강조해왔는데, 이번 주 들어 오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안 후보를 향해선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고 맹공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캠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할 뿐 전략 수정은 아니다”며 “메시지, 정책 경쟁에서 더욱 선명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여권의 대형 악재인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강경 대응을 주문하며 중도층 이탈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LH 투기 의혹에 대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서울시 특별사법경찰, 향후 자치경찰이 서울시로 넘어오면 공직을 이용한 내부자 거래 등에 대해 서울시 전역의 부동산 투기를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서울 중구 명동 일대 상가를 돌아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권의 두 후보는 박 후보를 협공하며 후보 단일화 협상을 지속했다. 오 후보는 서울 명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당의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에 대해 “전혀 문제될 바 없는 것을 갖고 ‘곰탕 흑색선전’을 계속하는 (박 후보)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안 후보가 민주당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을 ‘캠프에서 쫓아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안 후보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서울시청을 찾아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LH 사건이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줘 야권 후보들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무엇보다 ‘6층 사람들’, 별정직·정무직을 최소화하겠다”며 박 전 시장 재임 당시의 인사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