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야권 후보들을 맹공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박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아이들 밥그릇에 차별을 두자고 주장했던 후보”라고 깎아내렸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는 “10년 동안 갈지자 행보를 했다”고 비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최근 박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들에게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공세 모드’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다.
박 후보는 10일 YTN 라디오에서 야권 후보들을 향해 “마음이 콩밭에 있다가 잘 안 될 것 같으니 서울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나온 후보들”이라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박 후보는 오 후보를 겨냥해 “무상급식과 관련해 아이들 밥그릇에 차별을 두자고 주장하다가 불명예 퇴진한 후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안 후보에 대해선 “새 정치하겠다고 지난 10년 동안 계속 갈지자 행보를 했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박 후보는 특히 안 후보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불렀던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을 캠프에서 쫓아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남성 우위의 가부장적이고 여성 비하 발언으로 느껴졌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 후보에게 열세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그동안 ‘21분 컴팩트 도시’ 등 자신의 정책인 서울시 대전환을 강조해왔는데, 이번 주 들어 오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안 후보를 향해선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고 맹공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캠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할 뿐 전략 수정은 아니다”며 “메시지, 정책 경쟁에서 더욱 선명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여권의 대형 악재인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강경 대응을 주문하며 중도층 이탈을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박 후보는 LH 투기 의혹에 대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서울시 특별사법경찰, 향후 자치경찰이 서울시로 넘어오면 공직을 이용한 내부자 거래 등에 대해 서울시 전역의 부동산 투기를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의 두 후보는 박 후보를 협공하며 후보 단일화 협상을 지속했다. 오 후보는 서울 명동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당의 부동산 투기 의혹 제기에 대해 “전혀 문제될 바 없는 것을 갖고 ‘곰탕 흑색선전’을 계속하는 (박 후보)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안 후보가 민주당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의원을 ‘캠프에서 쫓아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안 후보의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서울시청을 찾아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LH 사건이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줘 야권 후보들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아울러 안 후보는 “무엇보다 ‘6층 사람들’, 별정직·정무직을 최소화하겠다”며 박 전 시장 재임 당시의 인사 시스템을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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