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반등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시는 연일 약세로 마감하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약 5개월 만의 최고치까지 오르며 미 국채 금리 상승세와 함께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저해하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00포인트(0.60%) 내린 2958.12로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가 5거래일째 하락하기는 코로나19 확산 충격으로 증시가 주저앉은 지난해 3월 11~19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코스닥(890.07)도 전날보다 6.29포인트(0.70%) 하락한 이날을 포함해 5거래일째 밀렸다. 전날보다 0.43% 높은 900.19로 시작한 코스닥은 잠시 911.64를 찍은 것을 마지막으로 장 마감 때까지 쉬지 않고 흘러내렸다.
이런 국내 증시 흐름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는 미국과 대조된다. 9일(현지시간) 미 증시는 일주일간 급락했던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전기차 등 성장주 주도로 상승했다. 성장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3.69% 오르며 올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미 증시 반등 여파로 장 초반 상승하며 3000선을 잠시 회복했지만 이내 맥없이 무너졌다. 중국 증시의 상승폭 반납에 발목을 잡혔다는 평가다. 이날 1%가량 상승 출발한 상하이종합지수는 0.05% 하락으로 마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표된) 중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기는 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자 중국 증시가 하락 전환하며 한국 증시의 상승분 반납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장 초반 1130원대로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경기 불안감에 상승 반전하며 1140원 선을 돌파, 수급 악화로 이어졌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0.21% 오른 1142.70원으로 지난해 11월 16일(1147.4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 약세와 달러화 수요 강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