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투기의혹 키워드 ▲2018~2019년 ▲전주 ▲LH근무

입력 2021-03-11 00:02
경기도 광명시 공무원이 땅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노온사동 일대 모습. 광명=최현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대상지인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에 전북 전주에서의 ‘원정 투기’가 이뤄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18~2019년 전주 지역 LH 근무자들 사이 광명 지역 개발에 관한 모종의 정보가 공유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일보 취재팀이 10일 LH 직원의 추가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광명 노온사동 임야 3174㎡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이 땅을 공동 소유하고 있는 6명 모두 전주에 주소를 두고 있다. 이 중 2명은 국토교통부 자체 조사에서 밝혀진 전직 LH 직원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1958년생인 A씨는 정년퇴직 연령인 만 60세를 불과 4개월 앞두고 땅을 구매했다. 56년생인 B씨는 만 60세에서 13개월이 지난 시점에 땅을 샀다.

6명 가운데는 전주에 거주하는 현직 직원도 포함돼 있다. 이 지역 전현직 LH 직원과 지인들이 뜻을 모아 땅을 샀다는 얘기다. 해당 임야의 공시지가는 2018년 1월 ㎡당 6만4600원에서 2020년 ㎡당 7만6500원으로 18.4% 올랐다. 전체 면적 기준 공시지가로만 약 3700만원이 올랐는데 시세 평가이익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광명시 노온사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가 10일 사무실에서 광명시 공무원이 지난해 매입한 토지의 위치를 지도에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노온사동의 다른 땅(밭 4396㎡)도 거래 당시 전주에 근무했던 LH 부장과 전주 거주자들에게 팔렸다. 이 땅은 2018년 2월 23일 같은 날 모두 7명에게 3필지로 나뉘어 팔렸다. 이 가운데 992㎡를 가져간 LH 부장은 당시 전북지역본부 소속이었다. 면적이 가장 큰 필지(2644㎡)를 산 4명 중 3명도 전주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 사이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LH 간부의 정보력을 믿고 땅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다.

LH의 다른 전주 사는 직원도 2019년 12월 노온사동에서 임야 4298㎡를 6억5000만원에 샀다. 배우자로 보이는 다른 1명과 공동 소유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광명시흥 지구에서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된 LH 직원은 현직 13명, 전직 2명으로 집계됐다. 현직 가운데 1명을 제외한 12명이 1960년대 생이다. 60세가 1명, 59세가 2명, 58세 1명, 57세 4명, 56세 2명, 55세 1명, 53세 1명이다. 상당수가 89년과 90년 입사했다.

13명의 현 직급은 2급이 5명, 3급 7명, 4급 1명이다. 이 가운데 8명은 과천사업단 또는 과천의왕사업본부 근무 경력이 있고 4명은 전북지역본부에서 일한 적이 있다. 전북본부 근무 경력자 1명은 과천사업단에서 일했던 직원의 배우자다.

김유나 권중혁 방극렬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