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메이저, 한국선수 또 품을까

입력 2021-03-11 04:02

최경주와 김시우가 앞서 우승컵을 들었던 미국 남자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2년 만에 열린다. 이른바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릴 정도로 나름의 권위를 갖춘 대회인 데다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많았던 터라 국내 골프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1일(현지시간) 오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에 위치한 TPC 소그래스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한국시간으로는 같은 날 오후다. 지난해 이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1라운드를 치른 뒤 취소된 바 있다.

이 대회는 한국 골퍼들과 인연이 깊다. 2011년에는 최경주가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에는 김시우가 22세에 불과한 나이로 우승컵을 들며 이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등극했다. 임성재는 2019년 이 대회에서 홀인원을 기록했지만 컷 탈락을 하기도 했다. 당시 우승자는 로리 매킬로이다.

올해 대회에는 김시우와 임성재를 비롯해 안병훈, 강성훈, 이경훈이 출전한다. 10일 기준 한국 골퍼 중에 PGA 순위가 가장 높은 건 17위인 ‘아이언맨’ 임성재다.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임성재에게 출전 선수 중 20번째로 높은 45대 1의 배당률을 걸었다. 최근 사고를 당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최근 직접 자신의 SNS에 불참 결정을 알리며 “시즌 최고의 대회 중 하나에 나가지 못해 슬프다”라고 적은 바 있다.

대회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지난달 초 관람권 온라인 예매를 시작한 지 하루도 안돼 모두 팔려나갔을 정도다. 정확한 허용 관람객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주최 측은 지난 1월 수용인원의 20%만 채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3년 대회 당시 타이거 우즈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대결에 관심이 쏟아지면서 역대 최다인 4만5000여명이 몰린 것을 고려할 때 올해는 9000명 정도로 예상된다.

경기 장소인 TPC 소그래스는 세계 골프계에서도 코스가 까다롭기로 악명높지만 그만큼 아름답고 정교하게 설계된 곳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17번 홀은 그린이 호수에 섬처럼 떠 있는 ‘아일랜드 홀’로 유명하다. TPC 소그래스에서 대회가 치러지기 시작한 1982년 우승자 제리 페이트가 마지막 샷 직후 18번 홀 옆 호수에 딘 비먼 PGA투어 커미셔너를 밀어 넣은 뒤 코스 디자이너 피트 다이와 함께 뒤따라 다이빙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만큼 골퍼들에게는 고민을 안겨주는 코스라는 이야기다.

PGA 투어 인터뷰에서 임성재는 TPC 소그래스에 대해 “페어웨이도 좁고 벙커도 많아 티샷 정확도가 중요하다”며 “아일랜드 홀인 17번 홀은 보기에 짧지만 핀 위치에 따라 부담이 커지는데 욕심내지 않고 가운데로만 올리면 파는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코스가 한국 선수들과 맞는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