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스텐걸의 ‘아부의 기술’이란 책에 보면 아부도 능력이며 아부하는 자가 출세한다고 합니다. 그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같은 유명인의 공통점을 ‘아부의 달인’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아부, 즉 입술로 서비스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유권자에게 아부를 잘하면 정치인을 뽑아주고, 소비자에게 아부를 잘하면 기업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듣기 좋은 말, 입술로 잘만 공략하면 원하는 것을 얼마든지 얻어낼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신앙생활도 입술로 이루어지는 것이 많습니다. 기도 찬양 설교, 모두 입술로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 입술로 공경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그 백성들이 입술로 하나님을 공경함에 책망합니다. “주께서 이르시되 이 백성이 입으로는 나를 가까이하며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나.”(13절) 입으로 하나님을 가까이했다는 말은 그들의 입으로 부지런히 하나님을 찾고 불렀다는 말입니다. 그들의 입에서 하나님이 떠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잘한 일 아닙니까. 공경이란 하나님을 높이고 섬겼다는 말입니다. 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외하며 예배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14절에서 이렇게 입으로 하나님을 찾고 섬긴 자들을 책망하고 계실까요.
그 이유는 13절에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났나니.” 한마디로 하나님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들의 입술로는 하나님을 찾고 입술로는 하나님을 섬기는 예배 행위에 동참했지만, 본심은 하나님과 거리 두기를 하고 있어서 그들이 입술로 드리는 모든 것을 외면하신다는 말입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같은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마가복음 7장 6~9절을 보면 예수님께서도 오늘 본문 말씀으로 당시 사람들의 껍데기뿐인 신앙을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떠나서 하나님과 거리 두기를 하던 자들로 하나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만을 지키는 자들이었습니다. 하나님과 거리를 둔 그들은 사람의 말을 하나님의 계명보다 더 중요시했습니다.
하나님과 거리 두기의 결과는 14절에 세 번이나 강조하는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이한 일 곧 기이하고 가장 기이한 일을 다시 행하리니.”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이한 일,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일어나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들 중에서 지혜자의 지혜가 없어지고 명철한 자의 총명이 가려지리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기이한 일이란 지혜가 없어지고 총명이 가려지는 일입니다. 무엇을 의미할까요. 깨달음이 중지되고 은혜가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지금 내 신앙은 어떻습니까. 입술로만 하나님을 가까이하며 입술로만 하나님을 공경하는, 하나님과 거리 두기의 신앙은 아닙니까. 하나님과 거리 두기는 우리 앞길을 가로막는 일입니다. 당장 하나님과 거리 두기를 해제하십시오. 형식적이고 모양뿐인 껍데기 신앙을 버리고 온 마음 다해 믿음으로 하나님을 섬기십시오.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오는 자는 누구든지 받아주고 은혜를 주십니다.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자에게 더 큰 은혜를 주십니다.(약 4:8)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은 교회를 가까이하는 것입니다. 생활 속 거리 두기는 꼭 실천하시면서 하나님과 거리 두기는 해제합시다.
최식 목사 (남양주 다산중앙교회)
◇최식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목사로 2017년 남양주 다산에 두 번째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이듬해에 예배당을 건축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800여 교회 부흥회에서 메시지를 전했고 다수 연합집회와 세미나를 인도했습니다. CPS관점설교학교 대표로도 사역 중입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