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십일조는 하나님 주권 인정하는 ‘신앙고백의 실천’

입력 2021-03-11 03:08

레위기는 서원과 십일조를 강조하면서 27장으로 마친다. 그 이유는 서원과 십일조가 하나님의 주권을 철저하게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은 전체가 약속으로 돼 있다. 대표적인 약속은 선악과 언약이다. 하나님은 아담과 말로 약속했지만, 그 약속이 깨졌다. 노아에게는 하늘의 무지개를 두고 약속하셨다. 그러나 그들이 바벨탑을 쌓고 하나님을 대적했다. 다시 약속이 무너지자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불러 생명을 건 피의 약속을 하셨다.(창 15:18~21)

그 후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시내산에서 돌에 말씀을 새겨 주심으로 문서로 약속하셨다. ‘약속을 지키면 복을 받고 불순종하면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였다.

서원은 인간이 하나님께 약속하는 것이다. 인간이 하나님께 할 수 있는 가장 신성하고 거룩한 약속인 서원은 특징이 있다. 하나님께 하는 약속은 사람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신실한 것이다. 그렇기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신 23:23)

하나님이 인간에게 하신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셨듯이 인간도 하나님께 한 서원을 신실함으로 지켜야 한다. 그래서 서원은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성경을 보면 서원을 한 대표적 인물 세 사람을 꼽을 수 있다. 야곱과 입다, 그리고 한나다.

야곱은 에서에게 쫓겨 밧단아람으로 갈 때 벧엘에서 하나님을 만나 서원했다.(창 28:20~22) 야곱이 밧단 아람에서 많은 재물을 얻자 하나님이 나타나 서원을 갚으라고 했다.(창 31:13)

하나님이 왜 서원을 갚으라고 하셨을까. 야곱이 생명을 부지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의 보호 때문이었고 많은 재물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하나님의 돌보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야곱이 하나님이 자기를 지켜 주고 복을 준다면 자신도 벧엘로 돌아와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서원했다. 하나님은 20년 동안 야곱을 떠나지 않고 지켜주셨고 복을 주셨다. 그래서 이제 남은 것은 야곱의 행동이었다. 하나님은 지금까지 인간에게 한 약속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으셨다.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민 23:19) 야곱이 서원을 지키려고 출발했을 때 하나님은 야곱을 얍복강에서 만나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주셨고 벧엘에 도착한 야곱에게 새 민족을 약속하셨다. 이처럼 서원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서원을 지킨 자에게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축복을 주신다.

레위기를 마치면서 두 번째 나오는 것이 십일조였다. 십일조는 서원과 같이 신성한 것이다. 십일조는 매월 수익의 10분의 1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십일조를 왜 드려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십일조는 창세기 14장에 처음 나온다.(창 14:18~20) 당시 아브라함은 318명을 데리고 그롤라오멜 연합군과 전쟁을 했는데, 아브라함이 이길 수 없는 전쟁이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이 기적적으로 대승을 거두었다. 전쟁에 승리하고 돌아오자 축복하기 위해 멜기세덱이 찾아 왔는데 그때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드렸다. 성경에 나오는 최초의 십일조였다.

멜기세덱은 누구길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십일조를 드렸을까. 히브리서 7장을 보면 멜기세덱에 대해 설명한다. “이 멜기세덱은 살렘 왕이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라 그리고 의의 왕이요 그다음은 살렘 왕이니 곧 평강의 왕이다.”

성경은 멜기세덱이 예수님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브라함이 드린 십일조는 예수님께 드린 것이다. 아브라함은 왜 십일조를 드렸을까. 십일조를 드린 이유는 아브라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롤라오멜과 싸우셨고 이기신 분도 하나님이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싸우지 않았다면 전리품은커녕 아브라함의 목숨조차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그 싸움의 승자는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고백을 십일조로 표시한 것이다.

십일조의 참된 의미는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임을 고백하는 것이다. 십일조는 에덴동산에 있던 선악과 같은 것이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동산에 있는 모든 것을 주시고 선악과는 먹지 말라고 하셨다. 선악과는 주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담은 그것을 먹고 에덴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말라기서를 보면 이스라엘 나라가 망한 이유도 하나님의 권위의 상징인 십일조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구약 마지막 책인 말라기서에서 이스라엘이 망한 이유에 대해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했다고 말씀한다.(말 3:8)

이스라엘이 멸망하고 성전이 불타고 백성들이 포로가 돼 끌려갔던 이유는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불순종의 기본이 십일조다. 레위기 마지막에 서원과 십일조를 기록한 것은 하나님의 주권과 직접 관련 있기 때문이다.

이일성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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