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실무협상단이 첫 협상을 갖고 단일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단일화를 서두르는 안 후보와 최근 여론조사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 후보는 이날 상대 진영을 방문하며 ‘단일화 타이밍’을 둘러싼 기싸움을 시작했다.
두 후보 측 실무협상단은 9일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에서 상견례를 갖고 단일화 쟁점 논의에 착수했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후보 단일화를 넘어 정당 단일화까지 하자는 게 국민 열망”이라고 했고,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야권 모든 분이 공감해야 한다”고 답했다. 협상단은 두 후보가 지난 7일 ‘맥주 회동’에서 합의한 후보등록일 이전 단일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여론조사기관 선정 등 쟁점이 없는 행정적 사안부터 빠르게 처리하기로 공감대를 이루고, 11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두 후보는 상대 당사를 앞다퉈 방문하며 은근한 기싸움을 벌였다. 먼저 안 후보가 오전 국민의힘 서울시당을 찾아 박성중 시당위원장과 만나 “야권 단일화 과정이 원만하게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후엔 오 후보가 국민의당 당사를 찾아 “두 후보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장애물은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는 안 후보는 단일화 과정이 빠를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 사무총장은 “시간을 질질 끌다 ‘야당의 고질병’ ‘아직도 정신 못 차린다’는 평가를 받으면 지지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며 단일화에 속도를 내자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만큼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반응이다.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7~8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9명을 조사한 결과 두 후보 모두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면 46.2% 지지율로 박 후보(38.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오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서면 43.1%를 얻어 오차범위 내에서 박 후보(39.3%)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범여권 후보 단일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후보와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 측은 이날 두 차례 토론을 포함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당원 50%, 시민 50%를 반영한 여론조사 결과는 오는 17일 발표하기로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