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요 수입 농축산물에는 ‘음식물 쓰레기(Food waste)’가 포함돼 있다. 가장 최근 집계인 2019년 기준으로 70t가량이 수입됐다. 사료로 활용되는 쌀 껍질(왕겨)과 같은 부산물 수입이 늘어나다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육식이 증가하면서 음식물 쓰레기 수입까지 늘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9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농축산물은 옥수수다. 1136만6877t을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생산량이 적은 밀(374만5955t)과 콩 껍질인 대두박(187만4247t)이 뒤를 이었다. 국내 생산량이 적은 품목들이 주요 수입 품목에 올랐다.
그런데 수입량 순으로 10번째로 많은 품목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이름을 올려 의구심을 자아낸다. 2019년 수입량은 70만14t으로 집계됐다.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돼지고기(52만4356t)보다도 수입량이 많다. 매년 수입량이 증가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3년만 해도 33만9178t이었던 음식물 쓰레기 수입량은 불과 6년 만에 배 이상 늘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매년 수십만t씩 수입할 수밖에 없는 요인은 소·돼지·닭과 같은 가축 사료 때문이다. 수입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먹다 남은 음식(잔반)이 아니라 왕겨처럼 사람이 먹지 않는 부산물이다. 옥수수도 주로 사료에 쓰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보니 사료 원료로 부산물까지 동원한 것이다. 육류 소비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육류 소비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요 증가로 축산 생산이 늘어나면서 사료 수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