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 양극화’-부익부 빈익빈 갈수록 심화… ‘연대와 공존’의 성경적 가치 되찾아야

입력 2021-03-10 03:03

코로나19로 인한 극단적 양극화를 가리키는 ‘K자 양극화’ 사회에 맞서 대안 경제를 모색하는 신학 토론회가 열렸다. 인간의 무한한 욕망의 무한한 성취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직시하고 이웃과 연대 및 자연과 공존이라는 성경적이고도 생태적인 가치를 되찾자는 논의가 진행됐다.

크리스챤아카데미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8일 저녁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코로나19와 대안적 경제- 생태적 순환경제로의 전환’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홍기빈(사진)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은 “가슴 아픈 표현인데 코로나19로 빈곤층은 말 그대로 추락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자산시장은 우상향을 보이고 유동성은 계속 공급돼 돈이 넘치는데 건물 1층의 상점들은 대거 폐업하는 등 현실에서 일상을 꾸려나가는 경제가 아래로 추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 소장은 “K자 양극화가 돌이킬 수 없는 격차를 일으키고 있으며, 사실상 전시경제의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인 1930년대 이후 처음 보이는 모습”이라며 “대공황과 가깝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더 크게 다가오는 생태 위기 중의 하나일 뿐”이라며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제어하고 종교적 가치로 질서를 부여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강원돈 한신대 신학과 은퇴교수는 “가계의 대량소비로 굴러가는 금융자본주의는 부채에 의해 지탱되는데 이는 미래세대의 희생을 발판으로 한 것”이라며 “빠른 속도로 축적된 잉여가치를 퍼내어 생태계 위기를 해소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가난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경제 수준에서 분배계획인 기본소득을 본격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논찬을 맡은 홍인식 한국기독교연구소장은 주기도문 원문을 언급하며 신학으로부터 출발하는 자본주의 비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준 연세대 겸임교수는 성경의 희년 사상과 안식년 제도를 소개하며 탐욕을 거부하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삶을 강조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