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의 일상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이 가이드라인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활동 3가지와 여전히 따라야 하는 생활수칙 7가지를 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다른 일상 활동을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던 권고들”이라며 “코로나19에 지친 미국에 몇 달 이후 있을지도 모를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대한 첫 전망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CDC는 우선 코로나19 백신 2회차(존슨앤드존슨 백신은 1회) 접종까지 모두 마친 후 2주가 경과한 사람들을 접종 완료자로 규정했다. 이들에게 허용된 활동은 세 가지다. 첫째는 백신 접종 완료자끼리 만나는 경우다. CDC는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끼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채 실내에서 만날 수 있다고 기준을 정했다.
둘째는 백신 접종 완료자들이 접종을 마치지 않은 사람을 만나는 경우다. CDC는 접종 완료자가 접종을 마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중증을 앓을 위험이 낮은 가족 구성원을 실내에서 접촉할 경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손주들을 보는 것을 피했던 조부모들에게는 희소식”이라며 “백신 접종을 완료한 노인들은 접종을 하지 않은 건강한 성인 자녀와 손주들이 사는 집을 방문해 실내에서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없이 만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위험에 취약한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백신 우선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세 번째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무증상인 코로나19 감염자에게 노출됐을 경우 자가격리와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CDC는 “백신 접종 완료자가 무증상 확진자로 인해 감염될 위험은 낮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백신 접종자들은 접촉 이후 14일 동안 증상이 발생하는지 체크해야 한다”면서 “증상이 나타나면 자가격리와 코로나19 검사, 치료를 받아야 하고 의료진에게 자신의 상태와 백신 접종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CDC는 백신 접종 완료자들이 지켜야 하는 생활수칙도 7가지 제시했다. 백신 접종을 마쳤더라도 공공장소에서는 딱 맞는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중간 규모와 대규모 모임은 피하라,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에도 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각 검사를 받으라, CDC와 보건 당국의 여행 제한조치와 권고사항을 지켜 달라 등이다.
NYT는 이날 현재 미국의 접종 대상자 중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9.4%이고, 최소 한 차례라도 백신 접종을 받은 비율은 18%라고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