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전으로 온 집안을 ‘깔맞춤’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전반에 맞춤형 제품 콘셉트인 ‘비스포크(BESPOKE)’가 적용되면서다.
삼성전자는 9일 ‘비스포크 홈 미디어데이’를 온라인으로 열고 올 상반기 내 냉장고, 에어드레서, 신발관리기 등 17개의 가전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비스포크 홈’은 집안 전체를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통일감 있게 구현해 준다는 의미다. 시간이 지나도 간단한 외관 부품 교체를 통해 새로운 생활 환경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6월 소비자 중심 가전 전략인 비스포크 개념을 처음 선보인 뒤 주력 모델로 키우고 있다. 소품종 생산 방식임에도 합리적 가격을 통해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비스포크 제품은 삼성의 가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 매출 비중의 80% 차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전략의 세 가지 철학을 공개했다. 우선 집안 곳곳에 비스포크 제품을 채울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의 확대’를 꾀했다.
비스포크 대표 제품인 냉장고에는 360개의 색상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선주문 후제작’ 방식임에도 주문 후 1~2주 이내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냉장고 내 정수기는 도어 안쪽으로 배치해 낮은 온도에서 청결 유지가 가능하도록 했다. 신제품인 비스포크 정수기와 필터를 함께 써 별도 관리가 필요 없다.
두 번째 전략은 ‘시간의 확대’다. 제품 구매 후 시간이 지나 자녀 출생, 이사 등이 발생해도 제품 패널 교체, 모듈 추가 구매 등으로 제품을 새로 살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신제품부터 주요 부품에 이른바 ‘평생 보증’을 적용한다. 냉장고·에어컨·청소기에 쓰이는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세탁기·청소기에 들어간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기한 없이 무상 수리 또는 교체해줌으로써 제품 사용기간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이기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줄어들게 할지 집중적으로 고민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전략은 분야별 전문업체와의 협업 모델인 ‘팀 비스포크’ 구축이다. 고품질 제품을 신속하게 선보이기 위해 제조 역량이 뛰어난 파트너사들과 함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삼성전자의 상생·동반 성장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대표 사례는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한샘과의 소재 개발,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와의 사물인터넷(IoT) 연계 등이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