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위한 양자 회동은 일단 성사됐다. 두 사람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오는 19일 이전 단일화를 이룬다는 원칙에는 합의했으나 단일 후보 선출 방법과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여전한 수 싸움을 예고했다.
안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밤 오 전 시장과 1시간30분정도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며 “후보 등록일(18~19일) 이전 여론조사를 위해서는 당장 지금부터 실무협상단을 가동해야 한다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반드시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것과 단일화 시기는 가급적 후보 등록일 이전이 바람직하다는 것 등 원칙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두 후보 측은 이날 각각 실무협상단 구성에 돌입하며 협의 착수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나서서 “일반 상식으로 판단할 것 같으면 별로 어려울 게 없다”며 단일화 협상에 힘을 실어주었으나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디테일한 룰 설정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여론조사에서 ‘적합도’ 문항을 선호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안 대표는 ‘본선 경쟁력’ 문항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력이 우세한 국민의힘으로부터 개방형 시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요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조직 동원이 아닌 민심 결집이자 지지 확산”이라며 이를 주장했고 국민의당 관계자는 “사람을 동원하겠다는 꼼수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국민의힘은 전폭적인 지원을 위해서라도 야권 단일 후보가 제1야당의 기호인 ‘2번’을 달아야 한다며 안 대표의 입당·합당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한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며 시장 출마 선언 이후 첫 사과를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