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2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해 파괴된 북부 도시 모술을 방문해 ‘평화로운 공존’을 호소했다.
교황은 이라크 방문 사흘째인 7일(현지시간) IS와의 전쟁 중 파괴된 교회들이 인접한 모술 광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기독교인들이 비극적으로 추방된 것은 해당 개인과 공동체뿐 아니라 그들이 떠난 지역에도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면서 “하지만 오늘 우리는 형제애가 형제살해죄보다 더 오래 가고, 희망이 증오보다 더 강력하며, 평화가 전쟁보다 더 위력적임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공동체 가운데 하나였던 모술은 2017년 IS가 패퇴하기 전까지 이 테러조직의 최대 거점이었다. 이 지역의 기독교인 수십만 명은 IS의 공격을 피해 이주해야 했다.
교황은 전날엔 남부 나자프를 찾아가 올해 90세인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와 만났다(사진). 두 사람의 역사적 만남은 이라크 국영방송을 통해 45분간 생중계됐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이라크 내 소수파인 기독교인들을 무슬림들이 포용할 것을 촉구했고, 알시스타니는 “이라크의 기독교인은 다른 이라크인과 같이 평화와 공존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