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첫 女시장” 여심 공략… 야 ‘뿔난 부동산 민심’에 기름붓기

입력 2021-03-08 04:02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산책 나온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회 정책네트워크 ‘드림’으로부터 정책제안서를 전달받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를 찾아 노후된 배관을 둘러보고 있다(왼쪽부터). 국회사진기자단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선거는 최악의 부동산민심과 젠더 이슈가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박영선 후보를 앞세우며 ‘집토끼’인 여성 민심의 이탈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원죄론과 함께 부동산 문제 등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최근 떠오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도 부동산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박 후보가 여성 후보인 만큼 여성 민심의 이탈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의 한 의원은 7일 “박 후보가 여성 후보인 만큼 젠더 이슈는 방어를 잘할 것”이라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박 후보는 여성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고민정 이수진 의원,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여성 정무직 인사들을 선거캠프 전면에 기용한 데 이어 8일 여성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최악인 부동산 민심은 민주당이 어떤식으로든 극복해야 할 최대과제다. 문재인정부 출범이후 급등한 서울 부동산가격, 전세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부동산 문제”라며 “부동산은 대책 뿐만 아니라 메시지에서도 실수가 있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민감한 시기에 튀어나온 LH 임직원 투기 의혹은 악재다. 이낙연 대표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국회 보좌진, 지자체장 등의 3기 신도시 토지 거래 내역 정밀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당면한 LH 의혹을 당이 잘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야당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이번 선거의 근본 이유임을 부각하는 게 최우선 전략이다. 서울지역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선거는 박 전 시장 성추행으로 시작됐고, 수백억원 선거비용까지 발생했다”며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게 선거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으로선 LH 사태를 이번 선거에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 사전정보를 이용한 LH 직원들의 투기는 연이은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뿔난 여론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소재다.


여야의 후보 단일화도 변수로 꼽힌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조정훈 시대전환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승리했다. 이후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협상을 시작했지만 이견이 여전하다. 야권 역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이번 주 중 첫 회동을 가질 예정이지만, 단일화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안 후보 측은 100% 시민여론조사로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외에도 시민참여경선, 토론 평가도 반영하자고 주장한다.

박재현 이상헌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