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는 서울·부산시장 광역단체장 2곳과 울산 남구와 경남 의령군의 기초단체장 2곳, 광역의원 8곳, 기초의원 9곳으로 총 21곳에서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해당 자치단체의 일꾼을 뽑는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선거 결과는 문재인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것은 물론, 차기 대선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꾸려갈지에 대한 길잡이 역할도 하게 되리라 본다. 유권자들로선 위기극복에 능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인물을 제대로 골라내야 할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 의의에 비춰선 지금까지의 선거전은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현재 서울시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각각 선출됐지만 여전히 단일화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여권에선 박 후보와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 야권에선 오-안 후보의 단일화가 추진되고 있다. 지금도 단일화 이슈에 가려져 정책 선거는 실종된 것이나 다름없는데, 이런 상태가 한두 주는 더 이어질 것 같아 우려스럽다. 부산시장의 경우 지난 6일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대결하게 됐다. 하지만 둘은 가덕도신공항을 비롯한 ‘토목 공약’ 대결에만 치중할 뿐 경제나 일자리 등의 이슈는 거의 다루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유권자들의 안목이 아주 중요해졌다. 남은 한 달을 후보의 능력과 됨됨이,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뜯어보는 시간으로 가져보길 바란다. 표만 노린 ‘아니면 말고’ 식의 공약이 아닌지, 후보의 정치 역정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말만 앞서고 실행력은 떨어지는 사람은 아닌지를 철저히 따져 최적임자를 골라내야 한다. 내 한 표가 유례 드문 어려움을 극복하고 밝은 미래를 움트게 하는 씨앗이라 여긴다면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역대 가장 치열한 재보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정성 확보에 만전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사설] 4·7 재보선, 깨어 있는 유권자 의식에 달려 있어
입력 2021-03-08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