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명품 조직력’, 박지수 버틴 KB에 한방

입력 2021-03-08 04:04
김한별(왼쪽)을 비롯한 용인 삼성생명 선수들이 7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도중 청주 KB를 상대로 득점한 뒤 손을 치켜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박지수를 상대로 분전한 김한별은 이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연합뉴스

‘국보 센터’ 박지수가 버틴 청주 KB스타즈가 언더독 용인 삼성생명의 끈끈한 조직력에 무너졌다. 삼성생명은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KB를 76대 71로 격파했다. 양 팀은 11일 용인에서 2차전을 벌인다.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기분좋게 시작한 삼성생명이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역대 처음으로 정규리그 4위팀이 우승하는 진기록을 쓴다.

이날 시작부터 삼성생명의 공세는 맹렬했다. 기습적인 윤예빈의 레이업슛으로 포문을 연 삼성생명은 KB 플레이의 중심축인 박지수를 집중마크하면서 경기를 장악해갔다. 여기에 ‘별브론’ 김한별의 외곽포가 1쿼터에만 3차례 터지면서 한때 점수차를 8점까지 벌렸다. 김한별은 수비에서도 박지수에게 결정적인 블록슛을 따내는 등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전반 내내 외곽포가 부진하던 KB는 박지수의 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을 바탕으로 2쿼터부터 상대를 본격 추격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박지수는 높이뿐 아니라 김민정에게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패스로 기량을 뽐냈다. 2쿼터 말미 KB와 삼성생명의 점수차는 단 2점차였다.

따라잡힐 뻔한 위기였던 삼성생명은 선수를 가리지 않는 고른 득점력이 빛을 발했다. 베테랑 김보미가 접전 상황에서 노련한 수비와 드리블로 우위를 지켜냈다. 배혜윤은 몸을 180도 틀며 절묘한 미들슛을 성공시키면서 3쿼터를 마무리지었다. 또 4쿼터 시작과 함께 윤예빈의 기습적인 득점으로 경기는 다시 10점 이상으로 벌어졌다.

KB는 3쿼터 중반 심성영의 4점 플레이로 역전 기회를 맞기도 했으나 잇달아 턴오버를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박지수는 23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이번 시즌 정규리그 30경기와 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해서 달성한 더블더블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객관적 전력상 우위로 평가됐지만 삼성생명에 일격을 당한 KB의 안덕수 감독은 “공격과 수비 모두 아쉬웠다”면서 “특히 지수 외에도 다른 선수들이 리바운드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