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1% 오르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등했고, 전월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통계청은 그러나 최근의 물가 상승세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통계청이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고 4일 밝혔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2월(1.1%) 이후 가장 높으며 1%대 상승 폭을 나타낸 것도 지난해 9월(1.0%) 이후 5개월 만이다.
가장 가격이 많이 뛴 것은 농축수산물이다.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6.2% 오르며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파 물가가 227.5%나 폭등했고, 사과(55.2%)·고춧가루(35.0%)·쌀(12.9%) 등 상승세도 눈에 띄었다. 달걀은 조류독감(AI) 피해로 공급은 줄었는데 명절 수요는 늘면서 41.7% 증가했고, 돼지고기(18.0%)·국산쇠고기(11.2%)도 크게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황 부진에 따른 공급 감소, 명절 수요 증가가 더해 채소·과실·축산물 가격이 비교적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2·4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는 여전했다. 집세는 1년 전보다 0.9% 오르며 2018년 3월(0.9%)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2%, 0.5%로 집계됐다.
반면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전월과 비교해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0.9%→0.8%)이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근원물가지수는 석 달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인다.
통계청은 물가 상승이 다음 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어 심의관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요인이 있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