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4% “가덕도특별법은 잘못”… 무원칙 정책에 경고장

입력 2021-03-02 04:06

국민 절반 이상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잘못된 일’이라고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더는 원칙 없는 ‘선거용’ 정책에 국민이 동조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따랐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경제성 평가를 면제하는 특별법이 통과됐다. 잘된 일인가 잘못된 일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53.6%가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3.9%, ‘잘 모르겠다’는 12.6%에 그쳤다.

특히 가덕도신공항 수혜 지역인 부산이 포함된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응답자 54.0%가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8.5%에 불과했다.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은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73.4%로 가장 많았고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 지역에서만 52.0%로 과반을 기록했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 성향자의 73.6%가 특별법 통과에 부정 응답했고 진보 성향자의 50.6%가 긍정 응답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가 백년대계임에도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야합·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시민들은 선거용이라는 의구심을 느꼈다”며 “국민 의식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날도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처리를 놓고 내부 논란이 지속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사업비 규모 500억원, 정부 지원금 300억원 이상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명박정부를 ‘토건 세력’이라고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알뜰한 나라 살림이라는 원칙을 앞장서서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특별법은 신공항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부산시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