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軍 세대교체… 친정체제 강화

입력 2021-02-26 04:0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군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북한군의 당 사업과 인사를 총괄하는 권영진 총정치국장이 이날 차수(원수와 대장 사이) 계급으로 승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해·공군 사령관을 비롯해 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세대교체를 전격 단행했다. 집권 10년 차를 맞아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최근 해이해진 군 기강을 다잡겠다는 의도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4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1차 확대회의를 열고 군 수뇌부 인사를 단행했다고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해군사령관에 김성길 중장(별 2개)을, 항공 및 반항공군(우리의 공군) 사령관에 김충일 중장을 임명했다. 두 사람 모두 북한 매체를 통해 그동안 잘 소개되지 않았던 인물이다. 다만 직전 해·공군 사령관인 김명식과 김광혁의 계급이 대장(별 4개)인 점을 감안하면 ‘젊은피’에 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은 또 대좌(우리의 대령) 27명을 소장(별 1개)으로 진급시키는 등 군 고위 간부를 대폭 교체했다. 김 위원장은 세대교체를 통해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군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 수뇌부 및 고위 간부들을 젊은 세대로 교체하면서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래 군을 비롯해 각 분야 간부들을 수시로 갈아치우는 리더십을 보여 왔다.

삼중고(대북제재·코로나19·자연재해)로 해이해진 군 기강을 인사로 다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새 세대 인민군 지휘 성원들의 정치의식과 도덕관점을 바로세우기 위한 교양사업과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김정관 국방상과 권영진 총정치국장을 대장에서 차수(왕별)로 승진시키면서 군에 대한 유화책도 잊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