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공’ 전북에 서울 ‘맞불’… 기성용 출전 미지수

입력 2021-02-26 04:04
기성용(가운데)과 박주영(오른쪽) 등 FC 서울 선수들이 지난달 24일 창원축구센터 보조2구장에서 열린 구단 전지훈련 도중 자체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7일 개막하는 프로축구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최근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기성용의 소속팀 FC 서울이 공식 개막전에서 맞부딪친다. 두 팀 모두 새 감독과 변화를 꾀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첫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북은 27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맞아 2021 K리그1 1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K리그1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라운드 수를 축소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 시즌엔 정상적인 38라운드 체제로 치러진다.

전북은 지난 시즌 팀의 리그 4연패와 더블(리그·FA컵) 우승을 이끈 주제 모라이스(브라질) 전 감독이 팀을 떠난 뒤 김상식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해 새 시즌을 준비해 왔다. 김 감독은 서울전이 감독 데뷔전이다. 앞서 전임 감독들이 퇴장으로 벤치에 앉지 못했을 때 대신 팀을 지휘한 적은 있다. 잠시 지휘봉을 잡았을 땐 오히려 전북의 공격력이 배가되는 모습도 보였다.

김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밝힌 시즌 모토도 ‘닥공(닥치고 공격)’을 업그레이드한 ‘화공(화끈·화려한 공격)’이다. ‘라이언킹’ 이동국이 은퇴하고 지난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 손준호와 신형민, 무릴로 등 주축 선수들이 팀을 옮긴 전북이지만 그만큼 선수 보강도 있었다. 임대 복귀한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와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된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 2위(19골) 일류첸코 등이 김 감독의 전술에 어떻게 녹아들지가 관건이다.

최근 3년 간 11위-3위-9위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던 서울도 박진섭 감독을 선임해 명가 재건을 꿈꾼다. 박 감독은 2019시즌 광주 FC의 K리그2 우승을 이끌고 지난 시즌 처음 1부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파이널A(1~6위) 진출을 이끌었을 정도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다만 서울같은 큰 구단을 맡은 건 처음이다. 그런 점에서 전북전은 박 감독이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이끌고도 자신의 축구를 구현할 수 있을지 확인해볼 수 있는 시험대다.

서울은 국가대표 나상호, 포항 중원의 ‘믿을맨’이었던 팔로세비치 등을 영입해 박 감독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중원의 중추가 될 기성용의 최근 성폭력 논란은 골칫거리다. 축구선수 출신 일반인 2명은 24일 2000년 1~6월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선배들에 성폭력을 당했다고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는데, 가해자 중 한 명이 기성용이란 추측이 제기됐다.

기성용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 축구 인생을 걸고 결코 그런 일 없었다”고 의혹을 직접 부인했지만, 경기 출전은 미지수다. 서울 관계자는 이날 “기성용이 어제 오늘 훈련을 정상 소화하긴 했지만 출전은 논의한 바 없다”며 “가장 중요한 건 사실 관계 확인이라 현재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쪽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서울전 외에 대구 FC-수원 FC(27일), 포항-인천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광주(이상 28일), 울산 현대-강원 FC, 성남 FC-제주 유나이티드(이상 3월 1일)가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