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虎’사다마… 타이거 우즈, 골프 인생 최대 위기

입력 2021-02-25 04:02 수정 2021-02-25 04:02
타이거 우즈가 지난해 11월 16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2번 홀에서 칩샷을 한 뒤 불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우즈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차량 전복사고로 두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오는 4월로 예정된 마스터스를 포함해 올 시즌 대회 출전이 불투명하다. AP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는 만 50세부터 가능한 시니어 전향을 준비할 나이에 차량 전복사고로 두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서 선수 인생을 걱정할 상황에 놓였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최다승 타이기록(82승)을 경신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SNS서는 우즈를 향한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우즈는 다행히 의식을 찾았다. 24일(한국시간) 사고 지점 인근 1급 외상병원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버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학 의료센터에서 장시간 수술을 받고 깨어나 회복하고 있다. 문제는 부상 정도다. 오른쪽 정강이뼈와 종아리뼈 여러 곳이 산산조각 나면서 당장은 두 다리를 지탱하고 설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우즈의 정강이뼈는 철심으로, 발목뼈를 나사와 핀으로 고정됐다. 지금의 몸 상태라면 ‘시즌 아웃’이 불가피하다.

우즈는 지난달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가면서 오는 4월로 개막이 예정된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 출전 여부가 불확실했다. 재활 기간이 얼마나 연장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우즈는 오는 12월 30일에 46번째 생일을 맞이하고 4년 뒤에 시니어 무대인 PGA 챔피언스 투어로 전향할 자격을 얻는다. 낮지 않은 연령에 입은 중상은 선수 경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선수 인생이 종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우즈는 유독 많은 사건·사고로 활동 중단과 재기를 반복해왔다. 2009년 교통사고를 계기로 불륜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이혼을 당하고 잠시 필드를 떠났다. 이듬해 투어로 복귀했지만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2014년부터는 허리 부상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2019년 조조챔피언십 우승으로 샘 스니드(2002년 사망)와 PGA 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기록에 도달했지만, 그 이후로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허리 수술을 받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차량 전복사고까지 당했다.

필드 안팎에선 우즈의 회복과 재기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PGA 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는 성명을 내고 “우즈의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저스틴 토머스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 마련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워크데이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우즈의 몸 상태가 호전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장외 인사들은 SNS에서 우즈를 응원했다. ‘골프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지지자 선동 의혹으로 정지된 자신의 트위터를 대신해 선임 고문인 제이슨 밀러의 계정을 빌려 “우즈의 빠른 쾌유를 빈다. 그는 진정한 챔피언”이라고 격려했다.

우즈와 2012년부터 3년간 교제했던 ‘스키 여제’ 린지 본, 평소 두터운 친분을 과시해온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 알렉스 로드리게스, 프로복싱의 살아있는 전설 마이크 타이슨은 “우즈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쾌유를 빌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