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교외에서 혼자 차를 몰고 내리막길을 고속으로 달리다 전복 사고를 당했다. 차량은 도로를 벗어나 수차례 구르면서 완전히 파손됐지만 우즈는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졌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다리를 심하게 다쳐 프로골프 선수 경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우즈는 23일(현지시간) 오전 7시12분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을 몰고 LA 카운티 랜초 팔로스 버디스 인근 도로를 달리다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다. LA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우즈의 차량은 굽은 내리막길을 고속으로 달리다 중앙 분리대를 넘어 도로를 이탈해 수차례 구르면서 크게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인근 주민이 곧바로 911에 신고하면서 우즈는 비교적 신속히 구조될 수 있었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카를로스 곤살레스 LA 카운티 부보안관은 파손된 앞유리창 사이로 우즈의 모습을 확인했으며 운전석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곤살레스 부보안관은 “그에게 이름을 물었더니 ‘나는 타이거요’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그가 누구인지 곧바로 알았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우즈는 사고 현장에서 의식이 있고 안정적인 상태였다. 다만 다리에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장시간 수술을 받았다. 하버-UCLA 메디컬 센터 최고의료책임자(CMO) 아니시 마하잔 박사는 복합 골절을 입은 우즈의 오른쪽 다리뼈에 철심을 삽입했으며, 발과 발목을 나사와 핀으로 고정했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현재 회복 치료 중이며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양호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일단 과속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우즈가 규정보다 빠른 속도로 달렸으며 도로에 급제동 흔적인 스키드 마크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우즈에게서 약물이나 술에 취한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폭스뉴스는 우즈가 이날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드류 브리스와 저스틴 허버트에게 골프 강습을 하는 내용의 텔레비전 촬영이 예정돼 있었으며 약속 시간에 늦은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우즈는 과거에도 차 사고를 내거나 약물 복용 상태에서 운전하는 등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특히 최근 다섯 번째 허리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상황에서 다시 큰 부상을 입으면서 최악의 경우 골프 선수 생활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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