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비싸” 한마디에 비트코인 출렁… 재산 하루새 17조 증발

입력 2021-02-24 04:02

“가격이 높긴 하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사진)의 한마디에 비트코인 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였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22일(현지시간)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매트릭스 자료를 인용해 5만8000달러(약 6400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4만7700달러(약 5300만원)까지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비트코인 하락세의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머스크가 ‘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말한 뒤 비트코인은 폭락하며 놀라운 상승세를 멈췄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20일 트위터를 통해 “금 투자가 비트코인보다 낫다”는 유로퍼시픽캐피털 CEO 피터 시퍼의 의견을 반박하면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급락하면서 비트코인에 15억 달러를 투자한 머스크의 회사 테슬라 주가도 이날 8.55% 떨어졌다. 10.35% 폭락했던 지난해 9월 23일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머스크의 재산도 하루 사이 거의 17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의 발언을 떠나 비트코인 유동성이 한정돼있는 만큼 사소한 소식에도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JP모건체이스 전략가 니콜라오스 패너지어소글루는 투자 메모에서 “디지털 코인의 유동성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나 금보다도 낮기 때문에 작은 흐름도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머스크가 이달 초 자신을 ‘비트코인 지지자’로 소개하고, 테슬라가 지난 8일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구매 사실을 알리면서 전 세계에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일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