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가 수입·판매하는 뉴발란스의 초등학생 책가방에서 환경호르몬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현재 리콜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새 학기를 앞두고 아이에게 책가방을 사줬던 학부모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이랜드월드에 따르면 뉴발란스 키즈는 최근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진행한 안전성 조사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 이상으로 발견된 ‘스탈릿걸(Starlit-Girl)’ 초등학생 책가방 핑크 컬러 제품의 리콜을 지난 16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국표원의 공식 발표 및 리콜 명령 전이지만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리콜 조치를 취한 것이란 설명이다.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오랜 시간 노출되면 간이나 신장의 손상과 생식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이다. 최근 논란이 된 다이소 아기욕조에서 검출된 유해물질과 동일하다.
문제가 된 제품은 뉴발란스 키즈에서 올해 봄·여름 시즌 신상품으로 출시한 초등학생 책가방으로 핑크와 민트 두 가지 색상으로 판매됐다. 두 색상 중 핑크 색상 제품에서만 앞주머니 하트 장식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뉴발란스는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무상 리콜 사실을 알리면서 “제조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던 다른 자재가 생산 과정에서 섞여 들어간 것으로 파악돼 생산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동일한 과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콜은 오는 4월 16일까지 진행한다.
문제는 뉴발란스에서 출시한 책가방에서 환경호르몬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19년 2월에도 뉴발란스 키즈의 초등학생 책가방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40배를 초과해 리콜 조치를 취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뉴발란스는 이번 리콜과 같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2년이 지났음에도 같은 이유로 같은 문제가 반복된 것이다.
3월 개학을 앞두고 아이에게 책가방을 사줬던 한 소비자는 “미리 자재를 고를 때 검사를 했어야지 팔고 나서 리콜이라니 실망”이라고 말했다. 리콜 제품 외 다른 제품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문제를 방지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향후 자사 협력 업체의 자재 관리 상황에 대해서도 추가 모니터링을 진행해 같은 문제를 방지토록 하겠다. 제품을 입고 받은 뒤에도 검사를 추가해 완벽하게 문제를 제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