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민생 문제 해결사 지향” VS 금태섭 “여권서 두려운 후보는 나”

입력 2021-02-19 04:03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으로 나선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서울 상암동 채널A 사옥에서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1대1 토론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무소속 금태섭 예비후보가 18일 첫 TV토론에서 맞붙었다. 안 후보는 의사, 벤처기업가 등 자신의 경력을 강조한 뒤 “말 잘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를 지향해왔다”며 “코로나 방역 등 민생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 후보는 “판을 확 갈아엎어야 한다. 나는 누구와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라며 “민주당·정부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지만 가장 두려운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서울 상암동 채널A 사옥에서 진행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에서 1시간40분간 ‘문재인정부 4년간의 평가와 대안’을 놓고 토론했다. 날 선 질문은 주로 금 후보가 던졌다. 금 후보는 “안 후보는 서울시장에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가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아무리 열심히 대선을 준비해봤자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아무 소용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강행 처리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코로나19 백신 확보 문제 등을 출마 배경으로 언급했다.

금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불통 논란을 거론한 뒤 “(19대 대선 당시) 안 후보 캠프의 총괄선대위원장은 ‘안 후보가 선거 기간 내내 연락 한 번 안 했다’고 말했는데 사실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안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어려운 제3의 길을 걷다보니 그런 상황이 있지 않았나 한다”고 답했다.

금 후보는 또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에 참여한 적이 있다면서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퀴어 축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금 후보는 “차별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라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했다.

두 후보는 격론을 벌이기보다는 문재인정부 실정을 비판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안 후보는 “이 정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능과 위선”이라며 부동산 정책 문제를 비판했다. 문 대통령 취임사에 대해선 “제가 과거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 약자 보호’에 대해 얘기했다. 그걸 그대로 갖다 썼다”면서 세간에선 ‘문도리코’(문 대통령과 복사기 업체의 합성어)라는 말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금 후보는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서로 싸우게 한 것”이라며 “이 정부 들어 저만큼 많이 댓글 공격, 문자 폭탄을 받은 정치인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나서서 취임사를 배신한 문 정부를 심판하고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15일 토론을 진행키로 했다가 토론 형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이날 첫 토론이 성사됐다. 이들은 ‘서울시 비전과 정책’을 주제로 한 차례 더 토론을 한 뒤 다음 달 1일 단일 후보를 발표키로 했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