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괜찮아, 반복은 안돼!… 실책 1위 영웅들 지도

입력 2021-02-19 04:06
알바로 에스피노자(왼쪽) 키움 히어로즈 1군 수비코치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내야 수비를 지도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시즌 팀 실책 112개로 리그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메이저리그 출신 알바로 에스피노자(59) 키움 히어로즈 1군 수비코치는 키움 선수들을 향해 “실수로부터 배우자”고 강조했다.

에스피노자 코치는 지난해 11월 단장 특별 보좌역으로 영입됐다가 시즌을 앞두고 1군 수비 코치로 임명됐다. 18일 키움의 1군 훈련 전 기자들과 만난 에스피노자 코치는 인터뷰 내내 ‘태도’와 ‘기본’을 자신의 철학으로 내세웠다. 그는 “어떤 날에는 한 선수가 영웅이 되고 또 다른 날에는 다른 선수가 영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팀을 가족처럼 서로 사랑하는 게 우선”이라며 겸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지만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배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구에서 승패에 직결되는 실책을 줄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앞서 홍원기 키움 감독도 “단순히 (실책의) 개수가 중요하지 않다”며 “결정적인 상황에 실책이 나오지 않고, 또 실책 이후 흔들리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훈련에서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에스피노자 코치의 훈련법이 홍 감독의 과제에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스피노자 코치는 “실전처럼 훈련하는 루틴 플레이가 중요하다”며 “훈련량을 지나치게 늘리면 수비수는 지친 상태에서 경기를 뛰게 돼 나쁜 습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작정 많이 던지는 연습보다 지난 실수를 복기하면서 훈련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키움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떠난 유격수 김하성의 빈 자리를 비롯해 내야 수비를 보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키움이 1루수 박병호, 2루수 서건창, 중견수 이정후를 제외하고는 전원 경쟁 체제로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는 이유다. 에스피노자 코치는 그런 선수들에게 “키움에는 훌륭한 내야수 자원이 많으므로 올바른 태도로 훈련하면 누구에게나 경기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동기를 부여했다.

지난해 11월 키움에 합류한 에스피노자 코치는 메이저리그에서 12시즌 동안 선수 생활을 거쳐 지도자로 활약해 왔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은 당초 에스피노자 코치에게 수비 매뉴얼을 만드는 업무를 맡겼지만,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자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그가 1984년부터 미네소타 트윈스·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12시즌을 뛰면서 내야 수비에 정통했고, 선수 생활 은퇴 이후 빅리그에서 수비코치와 수비 코디네이터를 역임하는 등 ‘내야 수비 전문가’의 길을 걸었던 것이 주효했다.

그의 한국행 결정은 메이저리그 시절 동료의 경험이 중요했다. 그는 “친구가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바에르가로와 클리블랜드에서 5년간 같이 뛰었다”고 소개했다. 또 스프링캠프에서 짧게나마 미국 가기 전의 김하성을 지켜봤던 그는 “김하성의 몸 상태가 잘 준비돼 있다. 샌디에이고의 주전 2루수로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샌디에이고에는 좋은 선수들이 내야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김하성의 수비 압박이 크지 않을 것이다. 수비 부담이 줄면 타격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