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한국교회의 어려움이 가중된 시기에 신학대를 졸업하고 새 사역지로 나아가는 졸업생들의 눈빛은 결연했다. 한국교회와 사회를 묵묵히 섬기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자는 격려가 함께했다.
장로회신학대는 18일 서울 광진구 대학 내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제114회 학위수여식(사진)을 개최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제한된 인원만 참석하고 유튜브로 생중계된 학위수여식에 앞서 졸업 기념예배를 드렸다. 장신대 이사인 리종빈 광주벧엘교회 목사는 대표기도를 통해 “코로나19로 교회의 위상이 짓밟히는 시점이지만, 졸업생들이 사역하는 모든 곳에서 아버지의 뜻이 이뤄지고 바른 신학이 바른 목회로 이어지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신정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은 설교에서 “부르심에 따라 사역의 자리로 나아가되 부디 자신을 하나님보다 앞세우지 말고 주님과 말씀과 성령을 앞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사무엘 A 모펫(마포삼열·1864~1939)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가 1901년 평양에서 시작한 신학교를 기원으로 하는 장신대는 지금까지 3만5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날 신학과 기독교교육과 교회음악과 학부생 149명이 졸업했고 신학대학원 신학과와 목회연구과 졸업생 284명은 목사 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목사 후보생 자격을 얻었다.
김운용 장신대 총장직무대행은 졸업을 축하하는 연설인 ‘졸업권설’을 담당했다. 김 대행은 “우리가 섬겨야 할 한국교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배가 묶이고 대부분 사역이 중단된 위기 상황이지만, 교회 역사를 돌아보면 위기가 아닌 경우가 없었다”면서 “처음 사랑, 처음 행위를 기억하고 사역의 자리로 나아가 하나님의 주권과 신앙을 바탕으로 그분의 뜻에 인생을 맞추는 훈련을 계속하자”고 독려했다.
장신대는 이날 학부를 4년이 아닌 3년 만에 졸업하고 곧바로 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MDiv) 3년 과정에 입학하는 이른바 ‘3·3제’ 학부 졸업생 5명을 처음 배출했다. 2018년 신입생부터 도입된 3·3제를 통해 3년간 6학기 114학점 이상을 이수하고 즉시 신대원에 입학하는 길이 열리면서 목사후보생의 의지에 따라 기존 7년 과정을 6년으로 단축하는 게 가능해졌다.
진로연계 교육과정을 이수한 22명도 졸업했다. 이들은 목회나 기타 진로에 도움이 되도록 청소년상담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문화예술교육사 등의 국가자격증이나, 대안학교교사 찬양사역자 외국어심화 과정 등의 총장 명의 수료증을 받았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